가톨릭 뉴스
매체명 가톨릭신문 
게재 일자 2994호 2016.05.15. 4면 

[사회교리 아카데미] 언론자유의 올바른 의미

한국 ‘언론자유지수’ 180개국 중 70위

대기업화된 한국 주류 언론
광고주와 관계 자유롭지 못해
비판의 힘 잃고 여론 독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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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한국이 70위를 기록했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2002년부터 전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하여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는데, 2016년 언론자유지수에서 70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 단체는 현재 한국정부는 비판을 참지 못하고 있고, 미디어에 대한 간섭으로 언론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언론시민단체인 프리덤하우스의 2016년 언론자유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언론 상황은 199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66위로서 ‘부분적 언론자유국’이라는 것이다. 이들 단체가 공통적으로 밝히는 바, 현재 우리나라 언론의 자기검열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언론이 정권과 권력에 예속되거나 통제받는다면, 설령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권력의 눈치를 본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선거 이외에는 정치와 정책 결정에 참여하기 힘든 구조 안에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고 전달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의 주류 언론이 대기업화되어 자기 언론사의 경제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거대 광고주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 역시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볼 때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는 한 사회의 중심을 다원화하는 경향을 발전시키는 힘이어야 한다. 권위주의와 전체주의와 같은 비민주적인 사회의 특징은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의 권력과 영향력이 한 사회 안에서 단일한 중심으로 응집되어 있다는 점이다. 민주주의는 이러한 응집된 힘의 요소들을 해체하고 다원화시키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언론은 이러한 일원적 응집을 극복하고, 다수의 의견이 자유롭게 소통되고 합리적으로 설득될 수 있는 영역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언론 자체가 거대 기업화될 경우, 이들은 여론 시장을 시장 독점의 논리로 지배하게 된다. 그래서 사회 모든 분야의 단일한 응집력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런 응집력을 강화함으로써 다원주의적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한다.

더 나가서는, 언론이 권력에 대한 감시의 기능을 잃어버리거나 기존 현실에 대한 비판의 힘을 잃어버리게 되면 결국에는 대기업으로서의 자기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기존 사회현실에 대한 정당화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경우 기존 기득권의 이해를 몰역사적으로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변질되기 쉽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에 언론의 자유는 사실 19세기 민주주의에서 의견의 자유를 의미하는 언론의 자유와도 다르고, 가톨릭 사회교리의 ‘사상을 표현하고 전파하는 진리 탐구에 대한 자유’(「지상의 평화」 12항)와도 동일시 될 수 없다.

정보와 대중매체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사회교리 역시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보와 대중매체는 민주적 참여를 위한 주요한 도구이다. 이러한 도구를 통해서 실질적인 다원주의에 기초한 민주주의를 이루어가야 한다. 그러므로 정보를 소수의 사람이나 집단이 독점하거나 조종해서는 안 된다.(「간추린 사회교리」 414항 참조) 특히 대중 매체의 영역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내용(메시지)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전달방법)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기술과 정보의 분배에 관한 구조나 제도 역시 중요하다. 정보의 불균형은 다원주의와 민주주의를 해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보와 대중 매체의 영역에서도 공동선을 위한 정책이 이루어져야 하고, 또 그러한 의사 결정 과정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가 필요한 것이다.(「간추린 사회교리」 416항 참조)

 

이동화 신부(부산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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