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에 대한 성찰

가톨릭부산 2015.10.14 01:07 조회 수 : 72

호수 2350호 2015.10.18 
글쓴이 전수홍 신부 

선교에 대한 성찰

 

전수홍 신부 / 오륜대순교자성지

 

  오늘은 모든 민족의 복음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전교주일입니다. 예수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창설하신 이후 초기 사도들로부터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수많은 선교사들이 세상 복음화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외국의 선교사에 의해서가 아닌 자발적인 교회창설 이후 200여 년이 지났으며 복음화율은 전 국민의 10% 정도입니다. 외적인 신자의 숫자를 증가시키는 양의 문제보다는 신자들이 내적으로 얼마나 회개와 증거의 삶을 살고 또 보여주는가가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선교대상국으로 되어 있으며 아직도 선교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4복음서의 마지막마다 그리스도인의 지상사명으로 명하신 복음선포에 대한 실천을 오늘날 우리 한국의 천주교 신자들은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 반성해 볼 일입니다.

 

  선교에 대한 무관심, 신앙교육에 대한 부족 그리고 자신의 신앙관에 대한 확고한 의지의 결여도 문제이겠지만 복음선포를 마치 협박처럼 강요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제가 버스를 타고 가다 보니 앞 승합차에 시뻘건 십자가가 걸려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섬뜩한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예수님은 복음을 선포하라고 했는데 그 제자들은 오히려 세상 사람들에게 협박을 일삼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복음선포는 목적이요 교세 확장은 그 결과일 뿐인데, 결과에 얽매여 복음선포의 의미를 잃어버린다면 이는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참된 복음화란 세상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가난, 질병, 기아, 무지와 같은 묶인 세상에서 해방을 약속하는 삶을 증거로써 살아내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인과의 만남을 통한 구체적인 선교의 경우는 선교주체에 대한 확고한 인식도 중요한 요소일 것입니다. 즉 내가 선교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께서 선교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가르치라고 명하신 후에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나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께서 선교의 주체가 되신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용기를 가지게 해줄 것입니다.

 

  선교란 말이‘Missio’즉 파견이라는 뜻임을 감안할 때 초대교회시대의 사도들만이 파견된 자들이 아니라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으로부터 복음선포의 사명을 위하여 파견된 자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나 자신부터 회개와 증거의 삶을 위해 쇄신된 모습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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