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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

가톨릭부산 2018.03.13 15:10 조회 수 : 67

호수 2480호 2018.03.18 
글쓴이 김검회 엘리사벳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
 

김검회 엘리사벳 / 동대신성당, 정의평화위원회 busanjustice@naver.com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투운동은 그야말로 충격과 실망, 불안감과 함께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여성의 90퍼센트 이상이 경미한 수준일지라도 한 번씩은 성추행이나 성희롱의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 제가 속한 모임이나 일터에서 여성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외로 어린 시절보다 사회생활 가운데 여성이 남성의 보조자처럼 차별받고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우리 세대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흠결 없이 성장하기를 강요받았다면, 요즘은 딸을 둔 바보아빠들이 천지입니다. 심한 경우,“이렇게 키워서 남 못 준다. 내가 끝까지 데리고 살 거야.”라는 아버지까지 생겼습니다. 아버지 입장에서 자신의 딸만큼은 위험한 사회에서 안전하게 그리고 덜 고생하며 사랑받기를 바라는 간절한 맘의 표현일 겁니다.
  사제 성폭력 기사가 났던 날 충격을 받아 잠을 설쳤습니다. 그리고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본당과 무관하게 생활반경이 가까운 큰 성당에서 스물한 살부터 왕성한 활동을 시작한 덕에 해마다 새 신부님들도 만나고 신앙생활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단체나 예외 없이 주회를 마치면 2차 주회라며 자연스레 술집으로 향했고, 그러다 보면 구설수에 오를 일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이십여 년 본당 활동을 하면서 든 생각은‘가톨릭교회에 술문화 말고 새로운 문화가 절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에 사회교리공부 모임을 하고 있는데, 각자가 조금씩 준비해온 먹을거리와 차를 마시면서 복음적 실천거리를 찾고, 가끔 가난한 이웃을 찾아가는 봉사는 아주 보람됩니다.
  아직도 교회 안팎에서 성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인권 감수성이 떨어져서 몰랐다면 배우고 노력하면 되겠지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진지하게 당사자에게 문제의 상황을 말해야 합니다.“세상이 삭막해져서 주일학교 아이들과 자매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이런 것도 성폭력이예요?”라고 묻는 형제들의 호소가 또 다른 십자가로 다가옵니다.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 좋은 사제와 좋은 평신도는 서로의 노력으로 공동체를 이룹니다. 다시 복음에 길을 묻고 기도하는 오늘,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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