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81호 2016.0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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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검회 엘리사벳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어머니’
김검회 엘리사벳 / 정의평화위원회 busanjustice@naver.com
맑고 푸른 계절, 엄마 품에서 자란 여린 잎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오월입니다. 우리 교회가 오월을 성모님의 달로 정한 것은 단지 장미의 계절을 넘어, 인류구원의 협력자로서 생명(예수 그리스도)을 잉태하여 하느님의 창조사업을 이어가고 분열과 폭력으로 얼룩진 세상에 화해와 평화, 사랑의 중개자이신 어머니 성모님께 가장 좋은 계절을 봉헌한 것이라 여깁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는‘어머니와 성모님’에 대해 깊이 묵상하는 계기를 주었습니다.“한 생명을 품어 생사를 함께하기를 열 달, 육천이백여 날을 소중히 키워 학교(수학여행)에 보냈더니, 주검으로 돌아온 내 새끼들...”게다가 자신의 눈앞에서 손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차가운 바닷속 세월호에 갇혀 극도의 공포와 절망 속에서“엄마!”를 부르며 죽어가는 아이를 떠올리며 울부짖는 어머니들을 보면서, 무죄한 아들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고통 속에 죽어가는 모습을 그냥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성모님을 보았습니다. 모든 국민이 기적을 바랐지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3~4일이 되자 희망은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살아 돌아올 수만 있다면 엄마가 대신 갈게.”“한 번만이라도 널 안아볼 수만 있다면, 만질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어!”세상의 어머니들은 한마음으로 슬퍼했고 위로와 연대의 손길을 뻗었습니다. 그런데 1년쯤 지나자 일각에서는“이제 그만 해라!”“세월호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보상과 특혜를 얼마나 더 받으려 드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교우들 사이에서도 보상과 특혜에 대한 음해성 문자가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죽음을 감당하기도 버거운 어머니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고 가족들의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정작 유가족들은 어떤 보상이나 특혜를 요구한 적도 없었고, 단지 아이가 죽은 이유(진상규명)와 더 이상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특검을 요구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천 년 전, 예수님을 잃고 비탄에 빠진 성모님께“이제 그만 해라, 지겹다.”고 당당히 소리치는 이가 누구였을까 생각해봅니다.“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이웃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슬픔을 극복하여 다시 세상과 교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이어야 할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어머니’, 성모성월에 성모님의 삶을 묵상하며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희생자들과 그 어머니들을 기억하며 묵주기도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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