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04호 2014.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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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타 종교인과 대화를 해보면 종교 간의 소통은 요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 종교인과는 논쟁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장재봉 신부 / 선교사목국장 gajbong@hanmail.net
종교는 인간의 삶을 치장하는 악세사리가 아니라 근본적 사고와 행동을 결정짓는 이정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 간의 대화는 하나의 지구를 행복으로 이끌기 위한 인류애적 안녕을 위한 행위이며 교회의 당면과제입니다. 다소 어렵고 힘들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인 것입니다. 때문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우리 모두가 “대화의 사람”으로 살아갈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다양한 종교 탓에 분열로 치달아 상처받은 이 세상의 치료제가 될 것을 당부하신 것입니다. 종교 간의 대화는 상대의 말을 성실히 듣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소통을 위해서 자기주장에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의도를 배제해야 합니다. 언젠가는 내 편을 만들겠다는 의도도 금물입니다. 아울러 나의 생각, 원의, 내가 하려고 하는 모든 것을 부차적으로 미루는 여유를 지녀야 합니다. 단, 종교 간의 대화는 진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복음적 행위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종교 간의 대화는 서로 적당히 양보하는 타협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이렇듯 진정한 대화의 자세를 갖추기 위해서는 나를 온전히 비워내는 영웅적 행위가 요구됩니다. 부디 상대를 충분히 존중하는 진리의 증인으로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대화의 명인으로 성장하시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