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99호 2014.1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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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술을 먹은 다음 날 아침에 자꾸 짜증이 나고, 후회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술자리말고는 의욕이 없고, 기분이 우울합니다.
홍성민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parvus@hanmail.net
우리가 술을 먹는 이유는 술자리가 즐겁고, 술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거나 우울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평소에 심리적인 문제가 없는 사람도 계속해서 술을 먹으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술을 마실 때 우리 몸에 나오는 도파민이라는 물질 때문입니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문제는 술을 계속 먹다 보면 이것이 술을 먹을 때만 나와서 평상시 때는 오히려 기분을 우울하게 만듭니다.
또한,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것 역시 우리의 기분을 조절해 주는 물질입니다. 이것이 부족하게 되면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기도 하는데, 술을 먹으면 건강한 사람도 세로토닌 수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꾸준히 술을 먹는 사람은 보통 사람과 비교하면 이 수치가 늘 떨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연상하는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화를 내고 우울한 모습인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술을 먹고 난 다음 날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숙취 때문에 속이 쓰려서 일수도 있고, 후회하게 되는 것에는 술에 취해서 하고 싶지 않은 말이나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아마도 우리 몸의 체계가 불균형을 이루게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짜증을 내는 자신을 탓하기보다, 짜증이 나는 이유를 살펴서 몸을 잘 돌보아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