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98호 2014.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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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순호 신부 |
예수님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신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과학이 실제로 우리 인간의 무병장수의 꿈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이 아니라 과학 기술이 영원한 생명을 인간에 가져다주지 않을까요?
권순호 신부 / 주례성당 주임 albkw93@hotmail.com
우리는 영원한 삶을 단지 삶의 시간의 영원한 연장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흔히 현대의 과학 기술들은 생명의 이런 영원한 연장에 초점을 맞추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삶은 영원히 지속되면 말 그대로 지옥일 수 있습니다. 남편을 미워한다고 합시다. 그런 남편과 영원히 함께 산다면 재앙일 것입니다. 고3 수험생에게 고3의 삶이 영원히 계속 된다면, 이것 또한 재앙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약속한 영원한 생명은 삶의 길이의 단순한 양적인 무한 연장이 아닙니다. 1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말기 암 선고를 받고, 하루하루 닥쳐올 죽음에 대해 불안과 공포의 삶을 살아가는 환자가 어느 이름난 현자에게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그 현자는 그녀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 주었습니다.‘깨어 있지 않은 마음으로 천년을 살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깨어 있는 마음을 지닌다면 단 1초를 살더라도 참으로 사는 것입니다.’예수님이 말하는 영원한 생명은 바로 사랑으로 깨어 있는 참삶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실제로 언제나 사랑과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보고, 하느님을 발견하고, 하느님의 말씀만을 따르는 참삶을 사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바로 하느님의 사랑이 인간의 모든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영원한 참삶으로 이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단 1초를 살더라도 하느님의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산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예수님처럼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해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