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63호 2014.03.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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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대학생 아들이 인터넷으로 도박하였습니다. 빚이 엄청난데, 대신 갚아주어야 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님 그냥 두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홍성민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parvus@hanmail.net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도박으로 진 빚은 절대 대신 갚아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모가 능력이 있어서 자녀가 어려울 때 도움을 주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도박을 비롯해 알코올, 약물 등의 문제를 가지는 것을 중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중독을 다른 말로 “의존”이라고 부릅니다. 자신이 가진 문제를 스스로 직면하고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대신해 그 뒤에 숨거나 피하는 것, 그래서 그것에 의지하고 의존하여 사는 것이 중독입니다. 그런 까닭에, 만약 누군가가 자신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이것은 오히려 그 사람으로 하여금 현재 자신이 직면해야 하는 문제를 또다시 보지 않아도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와 같은 것을 또다시 기대하게 할 것입니다. 먼저 아들이 진 빚이 정확하게 얼마인지, 또 누구에게 돈을 빌렸는지 정확한 출처와 액수를 알아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빚을 아드님이 스스로 갚을 수 있도록 방법을 찾고, 유도하셔야 합니다. 방법을 제시한다고 해서, 이미 부모가 방법을 결정하고, 아들보고 따르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그 책임 역시 스스로 질 수 있도록 하셔야 합니다. 그 과정이 길고 때로는 답답해서 부모로서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오히려 그 마음을 참고 함께 견디셔야 아이도 성장하고, 부모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아이가 왜 도박을 하게 되었는지에 관심을 두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문제이며, 사실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