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380호 2016.05.01 |
|---|---|
| 글쓴이 | 김영환 신부 |
평화
김영환 로사리오 신부 / 사회사목국장
가끔‘주님을 몰랐다면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러면 참으로 모골이 서늘해지며 온몸의 털이 바짝 서는 두려움을 만나곤 합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알지 못했다면 아마 저는 권력이나 명예나 돈이나 혹은 온갖 세상 환락에 빠져서 앞뒤 좌우 가리지 못하는 인생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신부로서 살아가는 지금도 가끔 그런 욕구들이 용솟음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절절한 가슴으로 그저 예수님께‘알려주셔서, 사람답게 살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되뇌며 기도하는 날도 있습니다.
참으로 고마우신 하느님께서는 천둥벌거숭이 같은 저에게 오시어 사랑한다고 말씀하시고, 안아 주시고, 씻겨 주시고, 입 맞춰 주시며(에제 16, 9 참조) 아무것도 아닌 저한테도 세상이 주는 평화가 아니라 겁내거나 산란해지지 않는 평화까지도 안겨 주셨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그토록 가득히 안겨주신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깨진 유리조각처럼 날카로운 불평화의 아픔을 곱씹는 순간이 많음을 고백합니다. 제 안에 있는 게으름과 방종, 거짓과 오만 그리고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 속 좁은 고집들이 그 원인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저를 속입니다.‘그게 인생이라고’하지만 제 마음 깊은 곳은 압니다. 그것은 핑계이고, 위선일 뿐 모든 것은 제 탓임을.
그럼에도 저에게는 제가 누릴 평화의 희망이 있습니다. 자비의 아버지이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기다려 주시며 외치시는 하느님의 침묵과 사랑의 고백을 듣기 때문입니다.
참 세상이 평화로우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저도 평화로우면 좋겠습니다.
힘 있고, 권세 있는 자들이 살기 좋은 거짓 평화가 아니라 가난하고 부족한 사람도, 소외되고 약한 이들도 모두가 행복해지는 참 평화. 그 가운데 하느님의 아들인 제가 그분의 평화와 위로와 자비를 실천하는 작은 사랑이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그리스도의 사랑이 저를, 우리를 다그칩니다.”(2코린 5, 14) 참 평화의 일꾼으로 살아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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