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104호 2011.05.08 |
|---|---|
| 글쓴이 | 심원택 신부 |
‘빵의 나눔’을 통한 부활 체험
심원택 토마스 신부 / 메리놀병원 행정부원장
침통한 표정을 하며 예루살렘을 떠나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는 ‘곧바로’ 그곳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간다. 예루살렘은 그들이 겁에 질려 도망치듯 떠나온 곳이다. 그리고 아직도 죽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두려움 없이 그곳으로 돌아간다. 무엇이 그들을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가게 한 것인가?
오늘 복음 말씀에서는 그 이유를 ‘말씀 안에서’ 뜨거운 감동을 느꼈고, ‘빵의 나눔’을 통해 동행하고 계신 예수님을 알아보았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예수님은 성경 말씀을 통해 제자들의 마음을 열고, ‘빵의 나눔’인 성찬을 통해 그들의 눈을 열어주셨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삶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뜨거운 마음으로 부활의 삶을 살고자 한다면 ‘말씀을 읽고 묵상’해야 한다. 또한 ‘빵의 나눔’을 통해 슬픔과 절망의 길에 동행하고 계신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
현재 세계 재산의 4/5를 선진국이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들 나라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1/4밖에 되지 않고 있다. 쉽게 예를 들어 1명의 미국인이 소비하는 것은 55명의 인도인, 168명의 탄자니아인, 900명의 네팔인이 소비하는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멀리 볼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6.2%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서민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해졌다. 빚은 빚을 낳고 맞벌이를 해도 언제나 빈손이며, 생활고에 따른 범죄, 자살도 이어지고 있다. 그 성장의 열매는 도대체 누가 차지하고 있는 것인가?
소득 불균형이 깊어지면서 사회 전반의 양극화가 극에 달하는 시점에서 오늘 복음 말씀의 ‘빵의 나눔’을 통한 부활의 체험은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 비로소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던 것처럼 빵은 함께 나눌 때에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나눔의 현장에서부터 새로운 삶의 희망과 기쁨은 넘쳐나는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지나가 버린 과거의 일이 아니라, 날마다 체험하고 그로부터 희망과 기쁨을 간직하게 되는 오늘의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웃과 함께 빵을 나누는 삶의 현장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삶의 희망과 기쁨을 이웃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실존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가진 빵을 서로 나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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