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097호 2011.03.20 
글쓴이 장세명 신부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 하십시오(2디모 1,8)

장세명 안드레아 신부 / 동항성당 주임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아브람이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는 장면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는 혈족들이 함께 모여 살면서 목축을 하고 유사시에 적이나 다른 세력으로부터 자신과 재산을 보호하던 시대였습니다. 일흔 다섯의 아브람이 자신의 삶의 터전이며 보루라고 할 수 있는 하란과 친족들을 떠나서 오로지 하느님의 약속만을 믿고서 그분의 말씀에 따라 낯선 곳으로 출발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브람 자신과 그 후손에게 이루어 주시리라는 하느님의 약속을 믿지 않고, 또 지금껏 누려왔던 안락함과 풍족함에 만족하여 고향을 떠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 그랬으면 아브람은 한 평생을 잘 살다가 사라졌을 유목 민족의 부족장 중 한 사람에 불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지금의 자신의 삶으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것을 주시겠다는 하느님의 약속에 대한 희망을 가졌고, 아울러 하느님께서 그 약속을 이루어 주시리라는 믿음을 가졌기에 그분께서 가라고 하신 곳을 향해 떠날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안락함과 풍족함을 포기하고, 낯선 곳으로 가는 도중에 겪게 될 위험과 어려움 또 목적지에 정착하기까지의 궁핍함을 감수하고 말입니다. 그 결과 아브람은 이스라엘 민족의 선조로서, 더 나아가 모든 믿는 이들의 선조라 불리우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지니신 본래의 영광스런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주십니다. 영광스러운 부활에 앞서 반드시 거치셔야할 당신의 수난과 죽음. 그것에 직면할 제자들이 겪을 혼란과 실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당신께 대한 믿음과 희망을 간직할 수 있도록 당신의 영광을 미리 드러내셨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지금 우리는 거룩한 부활 축제를 맞이하기 위한 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의 우리의 삶에 만족하여 안주하지 않고, 우리의 나약함을 깨닫고 우리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보속하는 시기입니다. 당장 편하고 좋은 것만을 원하는 우리의 본능에 따라 살지 않고, 희생과 극기와 자선을 실천함으로써 우리는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기에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회개의 삶으로 초대하십니다.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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