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088호 2011.01.23 
글쓴이 최성철 신부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최성철 베드로 신부 / 연산성당 주임

오늘 복음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가파르나움으로 가신 것(마태 4, 12∼17)과 제자들을 부르신 것(마태 4, 18∼22) 그리고 예수님의 활동에 대한 요약(마태 4, 23)입니다. 이사야의 예언(이사 8, 23)에 나오는 그 지방으로 예수님께서 가셔서 구원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이사야와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을 빛으로 묘사합니다. 오늘 화답송에도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시편 26, 1)

하느님은 모든 생명을 지어내신 분이시고 세상을 구원하시는 분이시기에 빛이십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그리스도를 서슴없이 빛으로 소개합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다.”(요한 1, 9) 빛으로서 가파르나움으로 가신 예수님께서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시몬과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을 부르십니다. 그들은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 두고 예수님을 따랐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스승과 제자는 서로가 그 관계를 받아들일 때에 비로소 시작되는 것인데, 예수님과 제자들은 그것부터가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냥 부르시고 제자들은 받아들이고 나섭니다. 지금처럼 제자들이 스승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승이 제자를 부르는 방식인 것입니다. 사뭇 다른 이야기입니다. 또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그분의 학설이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분의 인격을 존중하고 추종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공동 생활을 하시며 제자들과 감정과 생각을 나누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죽는 날까지 지속되는 일이었습니다. 도중에 포기해도 되는 그런 일이 아니었습니다. 배와 아버지를 두고 따라나선 제자들은 사실 자신의 삶의 자리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기를 버린다는 것은 완전한 생각의 변화가 전제되어야하는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라나선 것은 바로 회개의 결과라고 보여지는 일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맞이하는 사람의 자세는 완전한 변화를 요구한다고 느껴지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의 가르침은 예수님께서 빛으로 오셨고 그 빛을 따라나서기 위해 우리는 회개라는 절차를 거쳐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그러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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