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085호 2011.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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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손원모 신부 |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다시 주님의 영광을 비추는 곳으로 변화되고, 모든 민족들의 중심이 될 것임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공로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하느님의 자비에 의해서 다시 주어지는 축복의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사도 바오로는 에페소인들에게 보내는 서간에서 우리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하느님의 공동 상속자이자 한 몸이 된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즉 죽음이라는 비참함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죽음에서의 구원뿐만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살 수 있고, 인간을 위해 준비하신 모든 축복에 공동 상속자로 참여할 수 있게 해주심으로써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를 보여주고 계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드러나는 동방박사의 경배는 마태오 복음에서만 전해주는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탄생 즉 하느님이 인간이 되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무기력하고 나약하며 죽음 앞에서 무(無)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지니게 되셨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를 통해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자녀가 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탄생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하신 ‘자비’ 그 자체가 현실화된 사건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공현은, 다시 말해 모든 사람에게 드러나심은 인간의 현재적 제약(죄, 잘못, 허물)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구원의 대상으로 삼으시려는 순전한 하느님 자비의 선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하느님의 공현을 통하여 우리의 허물과 나약함과 죄가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자비 앞에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기쁜 선언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동방박사는 하느님의 자비를 온전히 받아들여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들어 갈 수 있었지만, 헤로데 왕은 스스로 그 자비에서 등을 돌려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자비는 이미 선포되었으나, 그 자비를 받아들일지 혹은 그렇지 않을지는 개인 결단의 문제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느님 편에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의 조건, 즉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의지를 우리가 받아들일지, 혹은 그렇지 않을지의 문제만 남은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의 선물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의지적으로 노력함으로써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자비는 이미 선포되었으나, 그 자비를 받아들일지 혹은 그렇지 않을지는 개인의 결단의 문제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느님 편에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의 조건, 즉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의지를 우리가 받아들이는 것을 선택할 지, 혹은 그렇지 않을지의 문제만 남은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의 선물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의지적으로 노력함으로써 하느님의 참된 자녀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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