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070호 2010.1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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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구경국 신부 |
구경국 알로이시오 신부 / 복지법인 로사봉사회 이사장 겸 흰돌타운성당(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거의 예외 없이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누구의 것입니까?”라는 질문의 정답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몸소 창조하셨기에 그분에게 속해져 있는데, 하느님께서 당신의 뜻에 맞도록 잘 관리하도록 우리에게 위탁해 주셨다는 사실을 우리가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살아간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우리가 가진 것이란 비단 물질적인 재화뿐 아니라 우리가 가진 육체적·정신적인 모든 재능과 능력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하느님께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우리가 행하고 열매를 맺는 그 모든 것도 바로 하느님의 은총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과연 하느님의 은총 없이 우리가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면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하여 하신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하고 말하여라.”는 말씀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하느님께서 매우 계산적이며 냉혹한 주인으로 묘사되는 것이, 평소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하느님의 자비로운 모습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어, 우리를 많이 당황스럽게 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통하여,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의 주인은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말씀하시고 강조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께서 주신 능력에 의해 그분의 뜻에 따라 살아가야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이루어놓은 모든 것을 마땅히 하느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면 당연히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더구나 바로 이 겸손한 마음이 우리를 참된 믿음으로 이끌어준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 믿음을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고 주님께서는 다시금 우리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은총을 주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루어놓은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에서 비롯된 사실에 감사하면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면 하느님께서는 틀림없이 우리에게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십니다. 그리하여 비록 우리가 돌무화과나무를 바다에 심을 수 있는 능력은 가질 수 없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나라와 함께 이 세상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받아 누리며 살아 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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