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064호 2010.0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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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형근 신부 |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늘 복음(루가 14, 1. 7∼11)에서는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파 지도자 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사람들이 서로 윗자리를 차지하려는 모습을 보시고,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참으로 맞는 말이면서도 행동으로는 행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합니다. 돈이 많으면 더 벌고 싶고, 왜 높은 자리에 오르면 오를수록 더 오르고 싶을까요? 아마도 인간 본능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본능을 거슬러 행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님을 찾고 신앙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낮은 자리로 가려고 하는 마음은 주님을 닮고자 하는 겸손의 자세에부터 출발합니다. 겸손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자신을 낮추는 마음이라 합니다.
예전에 ‘교회 홍보 매체를 통하여 신자들이 바라는 사목자의 모습’이라는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설문 조사 결과 신자들이 바라는 사목자의 모습은 세상 사람들과 같은 것을 추구하지 않고 열심히 기도하는 주님을 닮은 사제, 신자들을 어버이처럼 따뜻이 대하는 사제, 모르는 사람에게 함부로 반말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사시는 사제 등 오늘 복음처럼 높은 자리를 추구하지 않고 낮은 자리를 찾고자 하는 사제였습니다. 어떤 공직 모임에서도 자리를 배정하는 담당자가 늘 걱정하는 것은 다양한 공직 사회에서 계급이 확실히 정하지 못한 사람의 자리를 배치하는 것이 참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왜 내가 저 사람보다 못한 자리에 앉아야 하느냐고 항의를 할 때도 많다고 합니다. 좌석의 위치에 따라 사람이 평가되고,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는 세상에 대하여 참된 자리의 위치는 그 사람의 내면적 인격의 가치에 의해서 판단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정치 사회, 공직 사회, 교육 사회 등 우리 사회 전반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봉사가 아닌 군림의 자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신자들이 사목자에게 바라듯이, 세상 사람들도 주님을 믿고 따르고자 하는 우리 신자들에게 바라는 모습이라는 설문 조사를 하면 어떠한 것들을 요구할까요? 우리가 사목자에게 바라는 것처럼, 아마도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사랑은 작은 것부터 이루어진다고 했으니 우리 각 개인의 모습, 그리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좀 더 낮은 자의 모습으로 살려고 노력한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사랑의 공동체로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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