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056호 2010.07.04 |
|---|---|
| 글쓴이 | 신요안 신부 |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
신요안 세례자 요한 신부 / 정하상바오로영성관장
하느님께서 ‘나’를 부르신다는 것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그 많은 사람 중에 나를 선택하셔서 당신의 일꾼으로 삼으십니다. 그러나 그 부르심, 소명의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결단, 자기를 죽여야 하는 희생, 그리고 땀 흘리며 수고하며 걸어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예언자 엘리야가 엘리사를 후계자로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겨릿소를 가지고 밭을 갈고 있던 엘리사에게 엘리야는 자신의 겉옷을 벗어 엘리사에게 걸쳐주자 엘리사는 지체 없이 소를 버리고 달려갑니다. 엘리사에게는 크나큰 영광이었지만 부모와 작별의 인사 없이 떠날 수는 없었기에 허락을 받아 떠날 차비를 하면서 먼저 황소를 잡고 쟁기를 부수어 그것으로 고기를 굽습니다. 황소를 죽이고 쟁기를 부순 것은 다시는 그 일터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엘리사는 철저히 준비를 하고 스승 엘리야를 따라 갑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대단한 영광이지만, 용기 있게 따라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신학교 시절, 방학을 앞두고 모든 신학생들은 9일기도를 바칩니다. 마침 기도로 성가를 부르는데 '오 예수'란 제목의 노래입니다. 가사의 일부는 ‘방학 중에도 세속과 마귀와 육신의 간교한 유혹에서 우리를 지켜주시고,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당신 사람 될 자격이 없으니, 불러 주신 그 길을 성실하게 걸어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내용입니다. 방학한다는 기쁨에 소리 질러 불렀던 성가였지만, 지금도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내 사람이 될 자격이 없다는 말씀이 언제나 귓가에 맴돌고 있습니다. 밭을 가는 사람이 자꾸 어깨너머로 뒤를 돌아보고서는 밭이랑을 곧게 갈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오늘 제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께서는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말씀하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의 희생으로 우리에게 구원을 주셔서 해방된 사람으로 자유롭게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늘 일상에 쪼들려서 헉헉거리며 일과 재물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요. 우리 자신의 몸은 지극 정성으로 돌보면서 불쌍한 이웃에 대한 관심은 소홀하지 않는지요. 사랑은 고사하고 서로 물어뜯고 삼키는 일은 않는지요.
“성령의 인도를 따라 살아가십시오. 그러면 육의 욕망을 채우지 않을 것입니다.”(갈라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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