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79호 2016.04.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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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염철호 신부 |
성경은 언제부터 있었나요? 예수님 시대 때도 있었나요?
염철호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jubo@catb.kr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당신 말씀으로 창조하신 뒤 당신 뜻에 따라 역사를 끌어가십니다. 하느님의 뜻은 말씀이신 예수님에게서 명백히 드러나는데, 요한 1, 1∼18에 따르면 이 말씀은 세상 창조 이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습니다. 성경이란 그 말씀이 글이라는 형태로 우리에게 전해진 것으로 인류 역사가 시작되고도 한 참 뒤에 와서 문자란 것이 생긴 뒤에야 비로소 적힌 것입니다. 성경은 성경 저자들이 성령의 영감으로 적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적히게 되어 신약성경 시대까지 이르게 되는데, 예수님 시대까지만 해도 오경과 예언서만을 성경으로 받아들였던 것으로 보입니다.(마태 5, 17) 그리스도교는 오경과 예언서(역사서), 성문서 전체를 성경으로 받아들이는데, 그 이유는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해 예언하고 준비해주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리스도교는 초기 공동체의 글들과 편지들도 성경으로 받아들이는데, 그 이유는 말씀이신 예수님에 관해 증언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리스도교에서 성경은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그리스도교는 경전을 섬기는 종교가 아니라, 말씀을 섬기는 종교, 곧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종교입니다. 경전의 역사는 3,0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말씀은 창조 이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음을 믿는 이들입니다. 성경도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빛으로 읽을 때만 그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