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379호 2016.04.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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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이창신 신부 |
사람이 하느님을 돋보이게 하는 일
이창신 이냐시오 신부 / 구봉성당 주임
누군가 저에게 일주일 중에 가장 좋은 시간이 언제냐 물으면 저는 주일 저녁 미사 후라고 하겠습니다. 일 년 중에 가장 좋은 때는 언제냐 물으면 저는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와 예수 성탄 대축일 미사 후라고 하겠습니다. 잘되었든 아니든 준비한 강론을 신자들과 나누고, 미사 전례를 통해 하느님과 함께했던 시간이 무사히 마무리되면 사제로서 가장 큰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뭔가를 성취하면서 얻은 기쁨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고, 결실을 맺을 때의 기쁨은 생명의 희열을 느끼게 하고, 자신감을 주고, 삶을 감사하게 합니다. 세상에는 성취의 기쁨을 주는 일들이 많습니다. 자식농사, 경제적 안정, 명예를 얻는 일이 그렇습니다. 세상일에서 얻는 성취감, 세상이 알아주는 성취감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일에서 얻는 성취감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바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계명입니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은 사랑으로 우리를 창조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고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창조주의 뜻에 따라 잘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랑의 계명을 지키며 사는 것이 늘 쉽지만은 않습니다. 때론 세상의 삭막함 때문에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역경과 유혹마저 견디며 사랑을 실천하고 행복할 수 있을 때가, 사람으로 창조된 우리가 가장 돋보이는 때고, 우리를 창조하신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일임을 알아야 합니다.
극진한 사랑으로 부모를 모시거나, 몸이 불편한 자녀를 사랑으로 키우고, 가난하지만 말씀으로 기쁨이 충만한 삶을 사는 분들을 뵐 때 기분이 좋아지고, 감동을 받는 것은 우리 모두가 참사랑을 할 때 참 행복하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유다가 방에서 나간 뒤, 남은 제자에게 주신 사랑의 계명은 예전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씀하신 계명과는 다른 권위를 가집니다. 당신이 선택한 사람, 당신이 신뢰하는 사람 곧 우리에게 주신 귀한 계명입니다. 세상을 밝게 비추고, 우리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고, 우리 스스로를 가장 자랑스럽게 하는 사랑의 계명은 바로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 상황 안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실천으로 천상의 성취감을 함께 맛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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