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044호 2010.04.11 |
|---|---|
| 글쓴이 | 김영호 신부 |
의심쟁이 토마스와 주님의 자비
김영호 치릴로 신부 / 이기대성당 주임
얼마 전 친구의 아내가 대장암 수술을 하여 병문안을 갔었습니다. 친구와 그의 아내는 성주간에 바쁠 텐데 왜 왔느냐고 하면서도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가난하지만 신앙 안에서 열심히 살아가려는 그 부부에게 닥친 어려움을 생각하고 조금이나마 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잠시라도 함께하고 기도해 주려고 갔을 뿐인데 그 부부는 크게 감사한 마음을 표해 제가 속으로 당황했습니다.
부활 제2주일인 오늘, 요한 복음사가는 다른 제자들의 증언을 듣고도 스승의 부활을 의심하는 토마스를 예수님이 어떻게 대하시는지 우리에게 알려주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지상의 몸이 아닌 천상의 몸, 부활하신 몸을 가지셨기에 사실 십자가상의 못과 창 자국을 계속 지니실 필요가 없었습니다. 왜 그 끔직한 고통의 상징을 부활 후에도 계속 지니셨을까요? 그리고 왜 그 상처를 제자들에게 보여 주셨을까요? 바로 믿음이 약한 제자들을 도와주시려는 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1주일 후에 재차 나타나셔서 의심쟁이 토마스를 위해 다시 한 번 더 당신 손의 못자국과 옆구리의 창 자국을 만져볼 수 있도록 보여 주셨습니다. 토마스가 의심을 버리고 당신의 부활을 믿게끔 도와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불신자 토마스를 12 제자단에서 퇴출시키기는커녕, 이렇게까지 배려하고 자비를 베푸신 것입니다.
한낱 인간이요 평범한 신부일 뿐인 제가 병문안하는 것을 ‘위함’과 ‘배려’로 여기고, 친구와 대수술을 한 그의 아내가 그렇게 기뻐하고 감사하였다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토마스를 위해 다시 나타나셔서 굳이 십자가상의 상처를 보여주셨을 때, 의심쟁이 토마스는 얼마나 감격하고 기뻐했겠습니까! 그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하고 외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5년 생애 마지막 자비주일 강론에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주님께서 8일 후에 이를 믿지 못하는 토마스 사도에게 직접 만져보게 하셨던 저 영광스러운 상처들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독생 성자를 주신"(요한 3, 16)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때때로 악의 권세와 이기심, 두려움에 패배하고 지배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에게 그 분의 드넓은 사랑과 화해를 선물로 주시고 영혼을 희망으로 다시 열어주십니다... 오! 당신 죽음과 부활로 아버지의 사랑을 드러내 보이신 주님, 저희는 당신을 굳게 믿으며 오늘도 이렇게 기도합니다 : 예수님, 당신을 믿는 저희와 세상에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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