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043호 2010.04.04 
글쓴이 손삼석 신부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손삼석 요셉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예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이틀 후 새벽, 마리아 막달레나와 몇몇 부인들이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을 때 놀라운 일을 목격합니다. 무덤을 막았던 큰 돌이 굴려져 있었고, 예수님의 시신은 없어졌습니다. 그때 천사가 그 여자들에게 나타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마태 28, 5∼6). 예수님이 죽음에서 부활하셨다는 천사의 선포는 인류 구원의 역사를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이나 여인들은 이 사실을 믿지 못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베드로와 요한에게 달려가서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갔습니다”라고 알렸고, 두 제자는 놀라서 무덤으로 달려갔습니다. 이런 제자들과 여인들에게 예수께서 나타나셔서 당신이 부활하셨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놀라운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밖으로 뛰쳐나가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은 예수님을 다시 살리셨고, 우리는 모두 그 증인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외쳤습니다(사도 2, 32).
지난 학기 신학원 수강생들에게 과제물을 요구했는데 그 제목이 '예수님의 부활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며, 나는 어떤 부활의 삶을 살고 있는가?'였습니다. 어느 한 분이 제출한 과제물에 자신이 겪은 애절한 삶을 적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몹쓸 병으로 하늘나라에 보내고 하루하루의 삶이 고통과 절망이었지만 주님의 부활을 믿고, 그 딸이 주님 곁으로 갔다는 확신이 있기에 꿋꿋하게 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분은 “만일 예수님의 부활이 없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을 수도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부활의 은총으로 지금 이렇게 살아갈 수 있고 때로는 웃음을 지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일찍이 사도 바오로도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1코린 15, 14)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경축하는 오늘, 우리는 어떤 부활의 삶을 살고 있습니까?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해야 되지 않겠습니까?(오늘 제 2 독서). 부활은 우리의 최고의 목적이고 희망입니다. 이보다 더 크고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때로는 힘들어 절망할 때도 있고, ‘우리의 주님이 어디 계신가?’하는 의문도 생기지만 ‘부활’이라는 보증이 있기에 우리는 어려움을 견디어 내고 기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까? 오늘 이 기쁨과 은총을 이웃, 특히 가난한 이들과 함께 나누기를 기도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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