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희망

가톨릭부산 2015.10.13 06:31 조회 수 : 84

호수 2038호 2010.02.28 
글쓴이 김상호 신부 

고통과 희망

김상호 세례자 요한 신부(삼계성당 주임)

사순절은 극기와 희생의 기간입니다. 그래서 사순절이란 말을 들을 때 우리는 희생과 고통, 인내와 양보, 극기와 보속 그리고 회개와 같은 말을 떠올립니다. 사순 제2주일인 오늘 복음은 놀랍게도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들에게 고통과 인내와 극기의 목적이 바로 영광에 있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영광은 우리들이 원하는 것입니다. 바라며 기다리고 하고 싶고 또, 되고 싶은 그 무엇을 영광이라 표현합니다. 그 반대로 하기 싫고 피하고 싶고 벗어나고 싶은 그 무엇을 고통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고통은 피하고 싶고 영광은 얻고 싶어하는 것이 우리들의 바람입니다. 그러나 세상 만사는 우리들의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현실은 우리들에게 고통을 통해서만 영광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고통 없이는 영광을 얻을 수도 없고, 또 영광이 무엇인지 알 길도 없습니다.

고통은 우리 인간들을 따라 다닙니다. 인간들이 영광을 바라고 있는 한 이 영광을 얻기 위한 전제 조건인 고통은 인간들 앞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통을 바라지 않는다면 영광도 포기하면 됩니다. 그러나 인간은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겉으로는 바라지 않는 것처럼 여기며 살아 갈 지라도 영광에 대한 바람은 인간의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인간들을 따라 다닙니다. 그래서 희망하고 있는 인간에게는 고통이 따라 다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따라오는 이 고통을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희망입니다. 영광을 바라는 희망 때문에 고통이 따라오지만 또한, 이 고통을 이겨 나갈 용기와 인내를 주는 것은 또한 영광에로의 희망입니다. 희망이 있는 고통은 인내하기가 쉽지만 좌절감이 동반하는 고통은 두려움까지 가세를 하고 또, 허무함마저 따라 옵니다. 고통을 이겨야겠다는 의미를 상실한 채 고통에 끌려 다니고 나는 것입니다.

사순절 제2주일은 우리들에게 고통과 영광의 한계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영광에 들어가시기 전에 먼저 고통의 길을 걸으셨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16호 2024. 6. 9  귀 얇은 신앙인? 김윤태 신부 
2815호 2024. 6. 2  “그리스도의 몸”, “아멘” file 박기흠 신부 
2814호 2024. 5. 26  “보라,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file 차성현 신부 
2813호 2024. 5. 19  성령을 받아라! file 윤준원 신부 
2812호 2024. 5. 12  예수님, 하늘로 오르셨도다! file 김홍태 신부 
2811호 2024. 5. 5  서로 사랑하여라 file 이차룡 신부 
2810호 2024. 4. 28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다 쳐 내신다. file 주영돈 신부 
2809호 2024. 4. 21  착한 목자의 삶 file 박상운 신부 
2808호 2024. 4. 14  예수님, 감사합니다! 장재봉 신부 
2807호 2024. 4. 7  질문하는 사람, 토마스 file 홍경완 신부 
2806호 2024. 3. 31  빈 무덤 -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보는 곳 file 신호철 주교 
2805호 2024. 3. 24  마음 안에 주님의 십자가를 세웁시다. file 한건 신부 
2804호 2024. 3. 17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 file 김명선 신부 
2803호 2024. 3. 10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 file 심원택 신부 
2802호 2024. 3. 3  “성전을 허물어라.” file 김경욱 신부 
2801호 2024. 2. 25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file 이성주 신부 
2800호 2024. 2. 18  광야와 인생 file 김무웅 신부 
2799호 2024. 2. 11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file 박명제 신부 
2798호 2024. 2. 10  주인이 종의 시중을 드는 이유 이장환 신부 
2797호 2024. 2. 4  사실 나는 복음을 선포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file 이장환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