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037호 2010.0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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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박태식 신부 |
어둠을 이겨내는 삶
박태식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 임호성당 주임
사랑은 그대들에게 왕관을 씌워주지만 고통의 가시관을 씌우기도 합니다.
사랑은 그대들을 자라게 하지만 그대들의 가지를 쳐내기도 합니다.
사랑은 그대들의 꼭대기로 올라가 햇살을 받으며 하늘거리는 그대들의 가장 연한 가지를 어루만져주지만,
그대들의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가 뽑힐 정도로 뿌리를 흔들어대기도 합니다.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 있는 글입니다. 처음 연애를 하는 연인들은 사랑이 마냥 설레기만 합니다. 마냥 좋고 달콤할 것만 같고, 웃음만을 가져다 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사랑은 자기 속에 커다란 가시를 숨기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그 가시가 솟아나와 사람의 마음을 사정없이 찔러대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따라다니기 마련입니다. 성경의 코헬렛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면 울 때가 있고, 찾을 때가 있으면 잃을 때가 있다’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하나는 붙잡고 싶지만, 다른 하나는 피하고만 싶고 멀리하고만 싶습니다.
하지만 멀리하고 싶어도 멀리 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그림자는 항상 우리를 따라 다닙니다. 빛이 있는 한 그림자는 항상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그 누구도 이를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께서도 이를 피하실 수는 없었습니다. 예수님도 어둠을 경험하셨습니다.
우리는 보통 이런 착각에 쉽게 빠집니다. ‘나에게는 그런 어두운 순간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한편 어떤 사람들은 이런 착각을 합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냐고.’ 하지만 둘 다 우리의 착각일 뿐입니다. 분명 예수님은 어둠을 부정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어둠 속으로 뛰어드셨습니다. 광야라는 그 어둠 속으로 몸소 가셨습니다. 그리고 이를 이겨내셨습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을 통하여 이런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 또한 어둠을 부정하기만 하고, 멀리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끊임없이 이겨내야만 합니다.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착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일 뿐입니다. 스승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 이번 사순 시기에는 어둠을 이겨내면서 살아가도록 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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