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035호 2010.02.07 |
|---|---|
| 글쓴이 | 김근배 신부 |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김근배 아벨 / 남천성당 주임
인간은 하느님 앞에 죄인이며 부끄러운 존재입니다. 누가 만일 스스로 죄가 없다고 말한다면 그는 분명 거짓말쟁이입니다. 그 때문에 인간이 하느님 앞에 바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기도와 진실한 고백은 자신을 죄인이라 인정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사람은 거룩하게 되며 하느님 앞에 의로운 존재로 인정받게 됩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이사야 6,6)하고 스스로 부족한 죄인임을 고백했기에 극적으로 거룩해져 예언자로 자원하게 됩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은 가장 보잘것 없는 자이며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했던 사람이라고 실토합니다. 그는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이 걸어온 길, 자신의 위치와 입장을 고백함으로써 이 모든 것은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은 것으로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위대한 이방인의 사도가 되었습니다.
오늘의 루카 복음도 같은 맥락입니다. 시몬 베드로를 비롯한 몇몇 제자들은 겐네사렛 호숫가에서 밤새 그물을 쳤으나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결실을 얻지 못한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다가가시며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고 말씀하십니다. 깊은 곳에 그물을 치라는 것은 역경과 도전, 고통의 상징으로 세상의 한 복판에 서서 결코 물러서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 하라는 당부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지 아니한 곳에 결실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헛수고일 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함께 할 때 베드로가 뜻 밖에 많은 고기를 잡았듯이 우리도 풍요로운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풍성한 결실을 맛 본 베드로는 문득 두려움을 느낍니다. 예수님과 자기와의 엄청난 차이 앞에 무릎을 꿇고 고백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
스스로의 한계성을 인정하며 부족함을 실토하는 여기에 베드로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죄인임을 고백했기에 그는 의로워졌고, 의로워졌기에 예수님께로부터 새로운 임무를 부여 받습니다. 고기 잡는 어부가 이제 사람을 낚는 어부, 구원의 사도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의 삶 속에서 뜻밖의 성공을 거두는 수가 있습니다. 바로 그때 자신이 부족한 죄인임을 하느님께 고백하고 두렵고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심이 주는 또 다른 소명의 의미를 깨달아야 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결코 과대평가하지 말고 실패 속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더 어려운 곳, 더 깊은 곳을 찾아 나가도록 결심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현실에 도전하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삶에 하느님은 그에 상응하는 축복과 보람을 꼭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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