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032호 2010.0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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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표중관 신부 |
표중관 베드로 신부 / 상담사목
복음에 나오는 혼인하는 분은 아마도 성모님의 친척이 되시는 분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그 잔치에 초대를 받았으며, 저녁 무렵에 잔칫집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제자들이 식탁에 앉으니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아마도 잔칫집은 가난하였을 것이며, 충분한 양의 포도주를 준비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잔치에서 술은 생명입니다. 술이 있어야 잔치가 흥겹지 술이 떨어지면 그 잔치는 파장입니다. 술이 없는 잔칫집은 초상집입니다.
잔칫집 사정을 너무나 잘 아신 성모님께서는 연민의 마음으로 예수님께 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자신의 때가 오지 않으셨지만 성모님의 청을 거절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 "이제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셨다."(요한 2, 6∼8)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신 예수님의 첫 번째 기적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주인공은 혼인 잔치의 신랑 신부가 아닙니다. 예수님과 우리 자신이 이 잔치의 주인공이 되십니다. 예수님 자신이 이 잔치에 새 신랑이 되셨고, 우리는 새 신부가 되었습니다. 구약성경에선 하느님을 이스라엘 백성의 '남편'으로 종종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남편'에게 성실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자신의 신부를 찾으려 오셨습니다. " 다시는 너를 '버림받은 여자'라 하지 아니하고 너의 땅을 '소박데기'라 하지 아니하리라. 이제는 너를 '사랑하는 나의 임'이라, 너의 땅을 '내 아내'라 부르리라."(이사 62, 1∼5) 하느님은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과 새로운 혼인을 계약을 하셨습니다. 이 약속이 예수님 안에서 성취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카나의 혼인 잔치는 바로 우리의 잔치이며 주님이 신랑이 되시고, 나는 신부가 되는 축제의 날입니다.
우리도 살다보면 포도주가 떨어지듯이 하느님과의 관계도, 건강도, 돈도, 희망도 모든 것이 바닥이 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암담한 한계상황을 의식하면서 살아갈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주님께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라고 솔직히 고백합시다. 우리의 영적인 삶 속엔 마땅히 변화되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예수님만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두려움에서 신뢰로, 약함에서 강함으로, 이기적 삶에서 사랑의 삶으로 우리를 변화시키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그러므로 내 삶에 주님을 새로운 신랑으로 맞아드릴 때 나는 기쁨에 흥겨워 포도주를 한 잔 들며 축배의 노래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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