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031호 2010.0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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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지호 신부 |
주님의 공생활 전에, 세례자 요한이 요르단 강에 나타나, 당당한 예언자의 모습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을 사람들이 보고 그가 혹시 메시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자신이 메시아가 아니라고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줄 아는 겸손한 분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요한의 겸손함을 이렇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요한보다 더 겸손한 분을 보게 됩니다. 그분은 주님이십니다. 주님의 겸손은 주님께서 세례자 요한을 찾아와서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에서 드러납니다.
세례는 죄인이 받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세례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세례 받기를 원하셨습니다. 그것도 수많은 죄인들 속에 파묻혀 세례 받기를 원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주님이 세례 받는 장면을 이렇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 "온 백성이 세례를 받은 뒤에, 예수님께서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셨다." 수많은 우리 죄인들 속에서, 하나의 죄인처럼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 여기에 예수님의 겸손이 드러납니다. 또한 여기에 예수님의 겸손이 요한의 겸손보다 더 깊다는 것도 드러납니다. 주님의 겸손은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죄의 그림자조차 없으신 분께서 우리 죄인 속에 들어와 우리와 똑같이 되신 것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신 나머지, 당신 자신을 우리 죄인과 동일시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이유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우리를 도와주신 것만이 아닙니다. 주님은 우리와 똑같은 죄인의 처지가 되시어 우리와 함께 살고, 우리와 함께 죽고자 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아프면 주님도 아파하시고, 우리가 기쁘면 주님도 함께 기뻐하고자 하셨습니다. 죄는 우리가 지었지만, 십자가는 주님께서 지고 가기를 원하셨습니다. 이런 주님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 4, 8) 라고 믿는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은 겸손의 바다이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겸손으로 구원받는 것입니다. 겸손하게 죄인들 속에서, 죄인들과 함께 세례를 받으신 주님은 이제부터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실 것입니다. 우리를 하느님 아버지께 데려가기 위해서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실 것입니다. 이것이 주님 세례의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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