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474호 2018.02.04 
글쓴이 차광준 신부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마르 1,38)
 

차광준 다윗 신부 / 이주노동사목 free6403@hanmail.net
 

  오늘 연중 제5주일 복음 말씀 속에서, 우리는 복음 선포를 위하여‘찾아가시는 예수님’을 만나 뵙게 됩니다. 저는 이주노동사목이라는 특수 사목의 현장에서‘찾아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사실 제가 본당에서 생활할 때에는‘찾아오는 신자’를 위한 사목 활동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주노동사목의 현장에서는‘찾아가는 사제’로서의 사목 활동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가 찾아가지 않으면, 하느님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재 부산교구에서는 여러 곳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미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외국인 신자들이 그곳으로 찾아옵니다만, 언어적인 한계로 인하여 많은 국적의 외국인들은‘찾아갈 곳’이 없어,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삶의 현장에 직접 찾아가서, 예수님의 사랑을 교회적 관심을 통하여 전해주는 이주노동사목의 활동이 그들에게는 신앙생활의 큰 힘이 되어줍니다.

  한 번은 베트남 국적의 부부가 한국에서 아기를 출산하게 되어 산후조리원에 머물고 있을 때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때는 부활절 즈음이었습니다. 따라서 그 부부는 부활 대축일을 지내지 못한 것에 대하여 참으로 안타까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부부와 아기를 위하여 봉성체를 해주었습니다. 그 부부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신부님 저희가 비록 온전하게 부활 대축일 미사에 참석하지는 못하였지만, 이제껏 지냈던 그 어떤 부활 대축일 보다 이번 부활절이 가장 은혜롭습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이후에 그 부부는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기를 데리고 꼬박꼬박 베트남 공동체의 미사에 빠짐없이 참여하며, 공동체를 위하여 봉사하며 생활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복음 선포를 위하여 찾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아름다워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께서도“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코린1 9,16)라고 말씀하셨듯이, 복음 선포를 위하여 이웃을 찾아가는 삶은 우리에게 크나큰 행복이 되어줍니다. 이러한 행복을 위하여 우리 모두 주변의 이웃을 돌아보며, 복음 선포를 위하여‘찾아가시는 예수님’을 닮기 위하여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06호 2024. 3. 31  무덤을 허물고 일어나 탁은수 베드로 
2804호 2024. 3. 17  뿌리 찾기와 순교자 손숙경 프란치스카 로마나 
2803호 2024. 3. 10  참 삶의 길 윤경일 아오스딩 
2802호 2024. 3. 3  나에게 새로운 삶을 주신 분 유효정 마리스텔라 
2801호 2024. 2. 25  일상 속 작은 실천 김도아 프란체스카 
2799호 2024. 2. 11  신비롭게 연결되어 있는 인간의 몸처럼 손주희 레지나 
2798호 2024. 2. 10  배우고, 배운 것을 버리고, 새로 배우자! 원성현 스테파노 
2796호 2024. 1. 28.  “없는 이에게 베푸는 일을 미루지 마라.”(집회 4,3) 조수선 안나 
2795호 2024. 1. 21  연중의 삶 속에서 강은희 헬레나 
2794호 2024. 1. 14  새 사제 모토 및 감사인사 file 가톨릭부산 
2793호 2024. 1. 7  일상 가운데 함께 계시는 하느님 박수현 가브리엘라 
2791호 2023. 12. 31  세상을 건강하게 하는 백신, 성가정 우세민 윤일요한 
2785호 2023. 11. 26  제39회 성서 주간 담화 (2023년 11월 26일-12월 2일) 신호철 주교 
2783호 2023. 11. 12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마태 25,13) 최재석 사도요한 
2782호 2023. 11. 5  나만의 고유한 인생길 file 임성근 판탈레온 신부 
2781호 2023. 10. 29  아버지의 이름으로 탁은수 베드로 
2779호 2023. 10. 15  매주 만나는 하느님 나라 김도아 프란체스카 
2778호 2023. 10. 8.  저는 돌아갈 곳이 있습니다. 김부수 신부 
2777호 2023. 10. 1  고산 위에서 만난 목자 박선정 헬레나 
2776호 2023. 9. 24  형제복지원 피해자 윤경일 아오스딩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