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정의

가톨릭부산 2015.10.13 06:19 조회 수 : 41

호수 2024호 2009.12.03 
글쓴이 강영돈 신부 

대림 제2주일, 오늘은 인권주일이다. 인간의 존엄을 어느 때나 누구나 외치건만 여전히 인권에 대하여 언급하고 고민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할 때마다 우리는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 따라 창조된 존재임을 의례 반복하며 강조한다. 하느님의 모상을 지닌 우리 인간. 그럼에도 왜 이 말이 실감나지 아니할까.

카인이 아벨을 죽인 이후 역사 속에서 자행된 갖가지 만행과 범죄는 어떻게 설명되고 이해될 수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다시 토스토예프스키가 제기한 물음과 항변을 떠올려보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계시다고? 그렇다면 이 현실이 이다지도 모순투성인가?" 끊임없는 항변과 이의가 솟구치는 그런 세상이다. 토스토예프스키가 제기한 고민의 물음들을 반만년 역사의 삶에서 우리는 늘 반복해왔다. 역사의 한 획이 그어질 때마다 초래된 안타까움의 역사, 비운의 역사를 살아온 우리다.

한국 교회사적인 측면에서 우리 순교 선열들이 당했던 온갖 고초. 그리고 일제 치하에서 독립 투사들과 애국 선열들이 당했던 형언할 수 없는 고통, 6.25 민족 상잔에서 체험한 비참함, 유신과 군사 독재 시절의 안기부, 기무사, 경찰서의 유치장 수사실에서 행해진 야수와 같은 비인간적 만행들. 국가 제도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 권력과 부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만행, 이 모든 것은 결국 하느님의 모습인 인간의 모습을 일그러뜨리기 때문에 하느님을 모독하는 엄청난 죄악임을 모두가 인신하고 그 잘못들이 고백되어져야할 것이다.

그 후에 용서와 화해 그리고 사랑이 이루어진다. 예수님의 산상수훈 "그러나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은 결코 정의에 대한 포기나 외면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께서는 분명한 선택, 당신 추종의 철저성을 요구하셨다. 모든 것은 정의에 기초해야 한다. 흔히 우리는 사랑을 정의에 대한 양보나 정의의 포기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 사랑이란 결코 정의의 포기가 아닌 정의의 실현, 정의의 완성이다. 정의를 통해서만 사랑은 열매 맺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정의와 사랑은 한 실제의 양면이라 하지 않았던가.

정의의 세우자. 그리스도인이란 바로 이 땅에 정의를 세우고 사랑을 심는 사람이다. 그러기에 사도 바오로는 십자가를 통해 구원된 우리를 정의로운 인간 즉 의인이라 불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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