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020호 2009.11.05 |
|---|---|
| 글쓴이 | 장훈철 신부 |
찬미예수님! 몸도 마음도 풍성해지는 계절, 가을입니다. 오늘 우리는 한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눈여겨보시고 칭찬해 주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다른 이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을 넣었지만, 그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모두 다 넣었다”라고 하시면서 진정한 봉헌의 의미를 깨우쳐 주시는 것입니다.
저의 사제 생활 중 신설 본당에서의 사목 경험은 저에게 참으로 많은 성장과 보람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점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무엇보다도 많은 신자분들이 열성적이고 굳건한 믿음 속에서 성전 건립이라는 큰 십자가를 충실히 지고 가는 모습은 사제인 저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고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는데 자신의 본당도 아니며 또 그렇게 넉넉하지도 않은 한 자매님이 신문지에 둘둘 말아온 돈다발입니다. 사실 옷 입은 것으로 그 사람의 부귀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없는 게 요즘의 모습입니다만 그 자매는 너무나도 가꾸지 않아 한눈에도 너무 왜소하고 초라해 보였습니다. 하루는 면담을 신청해 나가보니 부끄러워하며 말없이 신문지다발을 꺼내 주시는 것입니다. “무엇입니까?” 라고 물어보며 신문지를 풀어보니 신문지 안에는 구겨진 만 원짜리들을 잘 다려 모은 돈 이백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성전 건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자매에게 저는 “이 돈으로 예쁜 옷 사서 차려입고, 맛난 것 사 드시라고”하고 싶었지만 그 어떤 이의 큰 봉헌보다도 감사하게 하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그 돈은 자매님에게도 큰 금액이었을 것입니다. 이는 정성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교만한 이에게는 그가 아무리 잘나고 똑똑하고 많은 것을 가져도 에너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힘을 뺏아으려 하기에 분열과 다툼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주님 앞에 겸손한 이에게는 더 큰 힘이 드러나 주위의 사람들에게 전해져 나눔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공동체가 만들어집니다.
마지막 한 장만이 남겨져 있는 달력을 바라보며 시간의 허무함을 한탄하지 마시고 떨어지지 않는 마지막 잎새를 바라보며 새 삶을 시작하는 소설의 주인공처럼 시간과, 여건과 능력에 자신을 가두지 마시고 할 수 있는 일을 지금 바로 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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