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여러 가지 본능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식욕과 명예욕 그리고 권력과 재물에 대한 욕구 등이다. 그런 욕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욕구를 들라고 한다면 식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욕망은 충족되지 않아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식욕이 없으면 인간은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설가 헤밍웨이는 1937년의 스페인 내전 중에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라는 소설을 썼다. - 이 소설은 영화로 제작되었고 몇 십 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 소설의 내용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전투 중에 심하게 상처를 입은 병사가 야전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그런데 의료진이 치료를 해도 병이 호전되지 않았다. 왜냐면 의사와 간호원들이 아무리 권하고 노력해도 먹지를 않기 때문이었다. 환자의 친구 한 사람이 그가 향수병에 걸린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집으로 연락해서 부친이 야전병원으로 급히 달려왔다. 그 병사는 아버지를 보자 기뻐했지만 여전히 먹지 않았다. 그러나 아버지가 집에서 어머니가 정성껏 손수 만든 빵을 내놓자 화색이 돌면서 “이 빵은 어머니가 만든 빵이 아닌가?”하면서 먹기 시작했고 그의 건강은 차츰 회복되었다.
인생은 고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인생 여정에서 위에서 말한 병사와 같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다. 이럴 때에 무엇이 우리의 마음과 영혼에 위로와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것인지 잊고 지낼 때가 많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복음은 우리의 마음에 강하게 다가온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요한 6, 27).” 이 말씀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얻으려고 전력투구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은 썩어 없어질 것들이고 헛된 바람을 잡으려는 것임을 깨닫게 해 주는 말씀이다. 그뿐 아니라 우리는 인생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보람있게 잘 사는 것이 어떻게 사는 것인지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에 대한 답을 확고하게 말씀하신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 35).” 우리에게 썩지 않는 빵과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길이요 생명이며 진리인 예수님이 생명의 빵으로 우리에게 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신앙의 신비를 깨닫고 그리스도를 나의 삶의 중심이 되는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