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의 삼각끈

가톨릭부산 2016.04.15 09:44 조회 수 : 163

호수 2378호 2016.04.17 
글쓴이 김기태 신부 

성소의 삼각끈

김기태 세례자요한 신부 / 천곡성당 주임

  오늘은 성소 주일입니다. 예전 우리 어릴 때에는 성당 다니는 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신부님, 수녀님이 되는 것을 꿈꿔보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신부님, 수녀님은 커녕 아이들이 결혼이라도 제대로 할 지 걱정이 되는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 사는 삶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지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지고 희생을 힘들어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희생이 기쁨이고 행복이며, 먹고 사는 것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기를 기도해 봅니다.
  하루는 주일학교 아이들이 와글거리는 성전에서 아이들과 성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성소라는 어려운 단어 속에 집중하지는 못하였지만 저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단어 속에 숨은 거룩한 부르심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바빴습니다. 
  사제 성소! 수도 성소! 결혼 성소!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그 어떤 성소를 택하더라도 모두 하느님과 하느님의 양들을 위한 일임을 설명하여야 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얘들아!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그 사랑은 우리들 안에서 완성되는 것이란다. 쉽게 말하면 하느님의 사랑으로 우리들이라는 이름의 양들이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하늘나라야.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데 그 노력의 방법을 세가지로 나누면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 결혼 성소가 된단다. 성소란 하느님께서 부르신다는 뜻이야. 그럼 사제 성소는 뭘까? 바로‘하느님, 당신의 양들을 보살필 목자를 보내주세요!’라고 우리가 기도하고 하느님께서 그 기도를 들어주시어 목자를 보내주시는 일이겠지? 그럼 수도 성소는 뭘까?‘하느님, 당신의 양들과 목자를 위해 기도할 사람들을 보내 주세요!’라고 기도하면 하느님께서 그 기도를 들으시고 봉사자들을 많이 보내주시는 일이겠지? 그럼 결혼 성소는 뭘까? 목자가 많고, 목자랑 양들을 위해 기도할 수도자가 아무리 많아도 양들이 없다면 하느님 나라는 완성될 수 있을까? 없겠지. 그래서‘하느님, 당신 우리 안에 양들이 넘쳐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는 일이란다.”

  사제가 부족하던 시절 우리는 사제 성소를 강조하다 보니 마치 성소란 사제 성소에 국한된 이야기처럼 되어버렸고 수도 성소도, 결혼 성소도 부족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성소란 완벽하게 세 가지 사랑의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아이들이 어떤 길을 택하든 하느님 나라는 이 세 가지 성소의 방식 안에서 완성되었음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914호 2026. 2. 17  “허리에 띠를 매고 깨어 있는 신앙” 김상균 신부 
2913호 2026. 2. 15  “말로 짓는 죄” 김상균 신부 
2912호 2026. 2. 8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 file 장현우 신부 
2911호 2026. 2. 1  참된 행복이란 file 강지훈 신부 
2910호 2026. 1. 25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은 누구의 것인가? file 이재현 신부 
2909호 2026. 1. 18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file 김영훈 신부 
2908호 2026. 1. 11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 file 안형준 신부 
2907호 2026. 1. 4  하느님이 꾸신 꿈을 함께 꾸는 사람들 김태균 신부 
2906호 2026. 1. 1  우리의 해맞이, 달맞이 file 이요한 신부 
2905호 2025. 12. 28  사랑으로 물들어 가는 가족 file 이요한 신부 
2904호 2025. 12. 2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요한 1,5ㄱ 참조) 신호철 주교 
2903호 2025. 12. 21  믿고 순종하는 이를 구원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file 한인규 신부 
2902호 2025. 12. 14  자비롭고 선한 사람 file 손지호 신부 
2901호 2025. 12. 7  방향전환 file 이재석 신부 
2900호 2025. 11. 30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file 김병수 신부 
2899호 2025. 11. 23  모순과 역설의 기로에서 file 김지황 신부 
2898호 2025. 11. 16  가난한 이들은 기다릴 수 없다 file 이상율 신부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