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6. 4. 12. 부활 제3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① 사도 7,51―8,1ㄱ ㉥ 요한 6,30-35.

 

       중재기도(轉求)

 

!!. 오늘 대리구미사에 오신 여러분에게 주님께서 당신 부활의 평화와 축복을 가득히 내려주시길 빕니다.

오늘은 지난 대리구미사에서 묵상한 전구,, 중재기도에 대한 묵상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중재기도는 청원기도이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 은총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다른 공동체를 위해서 청하는 기도입니다. 이 중재기도의 모범으로서 성모님을 꼽았습니다. 그래서 묵주기도는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는 탁월한 기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은총을 청할 때, 흔히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성모님처럼 중재기도를 잘 바친 구약의 성인은 모세입니다. 구약의 모세오경을 보면,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40년동안 사막에서 온갖 죄악을 지어, 주님을 그들을 멸망시키고자 했을 때, 모세는 번번히 주님께 간청하여 백성을 용서하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민수14장을 보면, 이스라엘백성이 죄를 지어 주님께서 그들을 몰살시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모세를 통해 새로운 백성을 만들겠다고 하자 모세가 이렇게 중재기도를 바칩니다: “‘주님은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충만하며 죄악과 악행을 용서한다. 그러나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지 않고 조상들의 죄악을 아들을 거쳐 삼 대 사 대까지 벌한다.’ 하셨으니, 이집트에서 여기에 올 때까지 이 백성을 용서하셨듯이, 이제 당신의 그 크신 자애에 따라 이 백성의 죄악을 용서하여 주십시오.”(민수 14,18~19)

 

참으로 아름다운 전구입니다. 모든 사제의 마음이 이래야 한다고 번번히 다짐하고 은총을 청합니다. 또 모든 부모의 마음이 이래야 한다고 부모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주님께서는 모세의 이 겸손하고 사랑이 충만한 전구를 들으시어 백성의 죄를 용서해 주십니다.

 

이제 신약에서 주님께서 바로 중재기도의 완성자이심이 드러납니다. 요한14,6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라고 합니다. 이 복음은 주님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이시오 대사제이시라고 합니다. 따라서 주님은 당신을 통하여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께 갈 수 있도록 전구해 주십니다. 주님의 중재기도는 요한17장 대사제의 기도에서 절정을 이릅니다. “아버지, 저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하는 대사제의 기도에서 주님은 당신의 십자가 죽음으로 우리를 모두 하느님의 자녀로 일치시켜 줄 것을 하느님 아버지께 청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이런 중재기도를 히브7,24은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그분께서는 영원히 사시기 때문에 영구한 사제직을 지니십니다. 따라서 그분께서는 당신을 통하여 하느님께 나아가는 사람들을 언제나 구원하실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늘 살아 계시어 그들을 위하여 빌어 주십니다.” 이 성경은,, 주님은 영원한 대사제이시기 때문에 우리를 위하여 전구하실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도 중재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례를 받을 때, 주님의 사제직을 받기 때문입니다. 세례로 받는 사제직을 왕적 사제직, 공동사제직이라고 합니다. 성직자가 사제서품으로 받는 사제직을 직무사제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신자는 세례로 이미 주님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럼 사제가 무엇입니까? 사제직은 무엇을 하는 직무입니까? 사제는 예수님의 사제직에 참여하여,, 예수님이 수행하는 사제직 곧,, 하느님과 백성 사이에 다리역활을 하는 자입니다. 다리역활을 한다는 것은,, 백성은 사제를 통하여 하느님께 제사를 바치고 기도를 올린다는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사제를 통하여 백성에게 은총과 축복을 내려주시고 당신의 말씀을 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사제가 바로 하느님과 백성 사이의 중개자, 다리역활을 하는 자입니다.

 

우리는 세례로 주님의 이 사제직에 참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계평화와 교회를 위해서 중재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세례로 우리는 성령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께서 바로 우리를 위하여 대신 전구해 주십니다. 로마 8,26은 성령의 전구를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성령께서도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이렇게 우리는 세례로 주님의 사제직과 성령을 받기 때문에,, 중재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우리의 중재기도가 더욱 빛을 발할 때에는,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 형제들을 위해서 기도드릴 때입니다. 즉 내 가족, 내 나라, 내 교구를 떠나서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고통받는 사람들, 지진과 태풍으로 고통받는 다른 나라사람들, 나와 피부색갈이 다르고 국적이 다른 사람들, 종교가 다른 사람들, 한번도 보지도 못한 형제들,, 그들의 고통과 구원을 위해 전구할 때, 주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어, 당신 전능한 힘으로 역사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소화데레사 성녀의 중재기도의 얘기가 있습니다. 성녀께서 수도원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흉악범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 흉악범이 사형선고를 받고도 도무지 회개하지 않으려고 하자, 성녀는 주님께 그 사형수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결과 그 사형수가 사형직전에 회개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이 체험으로 소화데레사는 일생 수도원 안에서 이 중재기도를 바치게 되었습니다. 소화데레사성녀의 기도는 특히 멀리 고향을 떠나 낯선 대륙에서 전교하는 모든 사제들, 수도자들,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일생 선교사들을 위해 중재기도와 희생을 바쳤기 때문에,, 수도원 문밖에 나간일 없이,, 불과 25살에 천국으로 떠나가신 성녀를 교회는 선교지방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한 것입니다. 참으로 중재기도의 모범입니다.

 

사실,, 우리도 2천년전에, 주님께서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할 때, 우리는 태어나지도, 않았고, 시간과 공간적으로 보아,,, 인간적으로 보면, 주님과 전혀 관계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주님의 전구로 말미암아, 오늘의 우리가 있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전구는 자기중심적인 기도에서 형제를 중심으로 기도를 바치게 합니다. 이 사제적인 중재기도는 바로 그리스도신비체의 통공의 신비를 잘 드러냅니다. 그리스도신비체는 주님을 머리로 하고 우리는 그분의 지체가 되어 하나의 몸을 이루는 신비입니다. 이 주님의 몸은 온몸에 피가 순환하듯이 서로 기도를 주고받고,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해 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천국의 성인들이 우리와 연옥영혼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고, 또 우리는 연옥의 영혼을 위해 기도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천국의 성인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주님의 한 몸을 이룬다는 증거입니다.

 

이제 오늘이 중재기도에 대한 묵상을 마치면서,, 피타마와 루르드에 나타난 성모님의 부탁말씀을 되새기고 싶습니다. 성모님 메시지의 핵심은,, 죄인들을 위해서 기도와 희생을 바치라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는 신자들이 적기 때문에,, 많은 영혼들이 지옥에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성모님의 부탁대로, 오늘부터 세계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도록 합시다. 성모님께서 강조하신 것처럼, 기도뿐 아니라, 희생도 함께 바치도록 합시다. 그리고 우리가 한번도 보지는 못했지만,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형제들이 주님의 축복을 받도록 전구하도록 합시다. 모니카 성녀의 기도와 희생이 그의 아들 아우구스티노를 회개시키고 교회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교부가 되게 하지 않았습니까? 이처럼, 우리가 중재기도를 열심히 바침으로써 많은 영혼들이 회개하여 주님 품으로 돌아오도록 합시다. 그 결과 우리도 회개할 수 있는 은총을 받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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