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6. 4. 5. 부활 제2주간 화요일(대리구미사) 한식· 식목일

① 사도 4,32-37 ㉥ 요한 3,7ㄱ.8-15.

 

청원기도와 轉求(전구)

 

!!, 오늘은 다시 기도에 대한 묵상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기도는 신앙의 가장 적나라한 표현인 동시에 기도를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과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관계를 맺게 됩니다. 이것을 현대적으로 말하자면, 기도는 이 세상에서 믿음으로 주님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하지 않으면 주님과 소통할 수 없습니다. 인간관계도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 하더라도 소통하지 않으면 멀어집니다. 주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과 소통하지 않으면, 주님과 점점 멀어집니다. 그리고 소통이 더 막히면,, 영혼은 시들어지고 마침내 서서히 죽게 됩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기도에 항구하지 않으면, 우리가 머리로는 믿음에 대해서 잘 알지 모르지만, 실제적으로 우리 믿음은 죽은 믿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매일 꾸준히 기도할 때, 비로소 주님과의 관계가 살아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라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기도할 때, 친교를 맺는 대상은 3분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님, 그리고 성모님이십니다. 성령은 우리에게 기도할 수 있게 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성령을 통하여 우리는 기도의 은총과 힘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달전에 이렇게 기도를 드릴 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 드리는 기도가 청원기도임을 두 번에 걸쳐 묵상을 하였습니다. 청원기도는 하느님께 부르짖고, 온힘으로 매달리는 기도입니다. 하느님께 부르짖는다는 뜻은 진심으로 그리고 간절하게 하느님께 매달리고 의탁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청원기도를 항구히, 간절하게 바칠 때,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 앞에 마음의 문을 열고, 은총을 받을 준비하게 됩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청원기도 간절히 꾸준히 바치면 바칠수록, 우리 삶이 하느님을 중심으로 변화된다는 것을 묵상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해주길 희망하고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기도의 은총은 하느님을 우리 삶에 첫 자리에 모시고 살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기도하는 방식 그대로 삶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가 청원기도를 할 때, 무엇을 청해야 하겠습니까? 우리는 기도할 때, 영육간에 필요한 모든 은총을 청합니다. 예를 들면, 아픈 병을 고쳐달라고 합니다. 또 자녀와 배우자의 건강과 학업과 사업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이런 기도는 인간적일 뿐 아니라, 좋은 기도입니다. 하느님이 전능하신 아버지이심을 믿는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또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마음의 평화와 위로를 달라고도 기도합니다. 우리 마음이 외롭고 고독할 때도 주님께 함께 해 주시길 청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에게 향주삼덕 즉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은총을 달라고 청합니다. 이 향주3덕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겸손의 은총과 십자가를 잘 질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청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진심으로 회개하도록 회개의 은총을 계속해서 청하는 것입니다. 이런 청원기도는 중요합니다. 우리 편에서 우리가 노력도 하지만, 노력할 수 있는 생각과 그 힘도 주님이 주신다는 것을 믿고 주님께 의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말 청원기도에서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주님께서는 무엇을 청하라고 하셨습니까? 청원기도에 대한 주님의 뜻을 알면, 청원기도의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마태6,31에서 우리가 청해야 할 것은 바로 하느님의 나라와 그 의로움이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민족들이 애써 찾는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기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 나라와 하느님의 의로움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어떻게 청할 수 있겠습니까? 기도의 스승이신 주님께서는 그래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시편과 함께 가장 완전한 기도입니다. 어떻게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청하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가르칩니다.

 

기도를 내용상으로 분류하면, 청원기도, 전구, 그리고 흠숭과 찬미 감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도를 종류별로 묵상하고 난 다음, 모든 기도의 모범인 이 주님의 기도를 묵상하겠습니다. 오늘은 청원기도에서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나라를 청하는 것.. 그리고 나와 우리 공동체에게 바라시는 주님의 뜻을 알아듣고 그 뜻을 실천하도록 은총을 청하는 것이 청원기도의 핵심이라는 것을 기억하도록 합니다.

 

이제,, 다른 종류의 기도에 대한 묵상을 하겠습니다. 바로 전구입니다. 이 전구를 중재기도라고도 합니다. 청원기도가 나와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은총을 직접적으로 청하는 기도라면, 전구는 나와 상관이 없는 다른 사람이나, 다른 공동체를 위해서 바치는 청원기도입니다. 그러니까 전구는 청원기도의 다른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이 중재기도를 매일, 일상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미사예물을 바치면서, 청하는 미사지향은 대부분 중재기도입니다. 연옥영혼과 아픈 사람을 위해 미사를 청하고, 고통받는 사람이나, 임종자를 위해, 미사를 청합니다. 그리고 미사 중에 바치는 보편기도라고 하는 신자들의 기도도 중재기도입니다. 전세계 보편교회와 세계평화를 위해서 그리고 교황님과 사제들을 위해서, 또 우리 대리구와 본당을 위해서 전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매일 바치는 묵주기도를 보면, 이 중재기도가 잘 나와 있습니다. 성모송의 후반부에 우리는 성모님께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이는 성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전구해 달라고, 중재기도를 해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의 이 세상살이에서 주님께 대한 믿음을 지키고 형제적 사랑을 실천하도록 하느님 아버지께 청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우리가 죽음을 맞이할 때, 성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온힘을 다해 기도해 주실 것을, 전구해 주실 것을 청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임종때, 성모님께서 친히 우리의 손을 잡고 천국으로 데려가 달라고 이렇게 매일 청하고 또 청하는 것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묵주기도를 매일 바치는 우리를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사랑을 다 모든 것보다 더 큰 어머니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시고 보호하시는 성모님은 친히 우리 손을 잡고 천국으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성모님의 전구로써 천국에 확실하게, 안전하게 들어갈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는 우리는 이미 이 세상에서부터 성모님의 특별한 보호와 사랑을 받습니다. 바로 이것이 전구, 즉 성모님의 전구의 힘입니다.

 

이 중재기도는 예수님 때문에 가능합니다. 하느님의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이시오 대사제가 바로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중재기도는 성령의 힘으로 가능합니다. 로마 8,26은 성령의 전구를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성령께서도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세례로 우리는 주님의 사제직에 참여합니다. 그리고 성령을 받습니다. 바로 주님의 사제직과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이 중재기도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주에 또 묵상하겠습니다.

 

“하느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