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함께 걷는 것

가톨릭부산 2018.01.10 09:55 조회 수 : 180

호수 2471호 2018.01.14 
글쓴이 석판홍 신부 

주님과 함께 걷는 것

석판홍 마리오 신부 / 옥동성당 주임

  오늘 복음 말씀은 세례자 요한이 자신을 따르던 제자들을 예수님께로 보내는 내용입니다.
  세례자 요한을 떠올려 보면, 예수님께서도 그를 두고“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 하실 정도로, 그는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그러한 세례자 요한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가 자신이 해야 할 일과 사명을 분명히 알았고,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그 누구보다도 잘 파악했다는 사실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분명 메시아가 아니라, 그분에 앞서 그분의 길을 닦고 미리 준비하는 존재였습니다. 이에 그는“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하며 예수님을 메시아라고 주저 없이 자기 제자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자신을 따르던 제자들이 자신을 등지고 떠나도록, 예수님을 택하여 그분을 따라나서도록, 자신을 향한 시선을 거두고 주님께로 향하도록 해 주었던 것입니다.
  한편 두 제자는 즉시,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 순간적으로 그들의 삶에 있어 결정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것은 곧 세례자 요한을 떠나는 것이고, 주님을 따라‘어린양의 삶’인‘십자가의 삶’을 택한 것입니다.
  이렇게 극적인 선택의 삶을 시작한 주님의 제자들이었지만, 그들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갈등 속에, 끊임없이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주님의 가르침을 올바로 이해하고, 그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로 이어지는 주님의 구속사업을 온전히 깨닫고, 그분을 따라 그분처럼 스스로‘십자가의 길’을 택하여 동참하기까지는, 일생을 통한 끊임없는‘선택의 기로’에 서야만 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 생활은 어쩌면 순간순간 끊임없이 이어지는‘선택의 삶’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아 있는 한, 우리가 숨을 쉬고 있는 한, 단지 한 두 번의 선택으로 우리의 신앙 생활이 결론 나지는 않습니다. 전 생애에 걸쳐 끊임없이 이어지는‘선택과 결단의 삶’이 곧, 신앙 생활인 것입니다.
  따라서 한순간 우리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그것으로 섣불리 좌절하거나 포기할 수 없고, 또한 한순간 우리의 선택이 잘 되었다고 해서 그것으로 안일하게 자만하거나 안주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한평생 수없이 이어지는 삶의 갈림길에서, 변함없이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혼자가 아니라‘주님과 함께 걷는 것’이것이 바로, 우리의 신앙 생활입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476호 2018.02.18  광야는 은총의 장소 file 김수원 신부 
2475호 2018.02.11  말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어 file 권경렬 신부 
2474호 2018.02.04  나의 하루 일과는? file 최현욱 신부 
2473호 2018.01.28  새로운 권위 file 김정렬 신부 
2472호 2018.01.21  갈릴래아는 우리 삶의 현장 file 김원석 신부 
2471호 2018.01.14  주님과 함께 걷는 것 file 석판홍 신부 
2470호 2018.01.07  고구마와 하느님 그리고 동방의 별 file 서정웅 신부 
2468호 2017.12.31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가정 성화 주간) file 차성현 신부 
2467호 2017.12.25  2017년에 맞는 우리 주님 성탄 대축일은? 손삼석 주교 
2466호 2017.12.24  겸손한 여인 어머니 마리아 file 윤준원 신부 
2465호 2017.12.17  자선 주일 file 김홍태 신부 
2464호 2017.12.10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file 이차룡 신부 
2463호 2017.12.03  우리 삶의 기다림은? 김윤태 신부 
2462호 2017.11.26  너희 나의 양 떼야 file 장재봉 신부 
2461호 2017.11.19  감행할 자유 file 홍경완 신부 
2460호 2017.11.12  구원의 기름 file 윤정환 신부 
2459호 2017.11.05  말씀이 내 안에서 활동하도록 file 한건 신부 
2458호 2017.10.29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file 김명선 신부 
2457호 2017.10.22  내 안에 먼저 복음의 빛을 밝히자 file 김경욱 신부 
2456호 2017.10.15  초대장을 받고서... file 이성주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