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317호 2015.03.01 
글쓴이 백순경 아녜스 

최고의 예수님과 최악의 악마 선생님

백순경 아녜스 / 남창성당

주일학교 정식 교사가 되기 위해 새샘학교를 준비하면서,‘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매주 성당에서 만나는 주일학교 친구들이 이제는‘이모’가 아니라‘선생님’이라 부르니,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가득 합니다.

아홉 살배기 우리 예쁜 딸도 엄마가 주일학교 선생님이라는 것이 즐거운가 봅니다. 개학날 유아·유치부 그리고 1학년 친구들을 위해 교리를 하는 저의 모습을 보며“엄마! 2학년까지 하지…”하며 아쉬움을 남깁니다.

바쁜 주일학교 개학을 준비하며, 주님의 말씀과 전례가 주일학교 친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일상 생활과 연계시켜 교리 교안을 준비하였습니다. 여러 교구의 자료를 수집하고, 교안 제출 하루 전날에는 교안을 마무리하며 새벽을 맞기도 하였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우리 큰 딸이 저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엄마! 어제 어린이집에서 밤새고 왔어?”그렇지만 콧노래를 부르며 바쁜 일상을 준비하는 저를 보게 됩니다. 주님의 도구로 행복해하는 엄마의 마음을 우리 딸들도 아는 것 같습니다.

교안을 완성하고 난 후 또 분주하게 부지런쟁이가 되어봅니다. 친구들과의 약속, 학원과 생일파티 등 수많은 유혹들을 뿌리치고‘주님의 잔치’에 참여하러 온 주일학교 친구들에게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주일학교 친구들과의 만남이 저를 두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보다 알차고 즐거운 시간을 학생들에게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분주하게 하루를 준비합니다.

어느 날 우리 딸아이가 저에게 말했습니다.“엄마, 나 최악의 선생님을 알아. 그건 악마 선생님이야. 악마 선생님이 내 마음에 있으면 교리하기 싫고, 미사도 하기 싫고 그래. 최고의 선생님은 예수님이야! 알겠지. 엄마!”“그렇구나. 악마 선생님과 예수님.”우리 아홉 살 딸아이로부터 엄마는 또 배웁니다. 그리고 웃습니다. 제가 어떤 선생님이 되어야 할지 말입니다. 아직은 주일학교에 익숙하지 않아 서툴고 실수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주일학교 선생님이라는 호칭만으로도 자신의 모습을 가꾸어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최고의 선생님 그리고 최악의 선생님. 이 두 단어를 묵상하면서 우리 아홉 살 딸아이의 생각처럼 내 마음의 악마를 없애고“예수님의 마음을 닮아가는 교사”가 되도록 다짐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친구들에게 전하는 교리교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이사 43, 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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