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제 다짐·감사 인사 (1)

가톨릭부산 2015.10.12 08:11 조회 수 : 195

호수 2313호 2015.02.01 
글쓴이 전산홍보국 

새 사제 다짐·감사 인사

지난 2014년 12월 27일(토) 하느님의 은총 속에 우리 교구에 9명의 새 사제가 탄생하였습니다. 교구민들과 많은 은인들에 대한 새 사제들의 다짐과 감사 인사를 게재합니다.


문철민 미카엘 신부 / 문현성당 보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 33)

세상의 눈으로 바라보면 사제품을 받고 사제로 살아간다는 것은 사형선고와도 같습니다. 그 이유는 사제의 삶이 세상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모든 인간적인 성공에 관련된 것들과 거리를 두며 그것들과 역행하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성공에 몰두하라고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저를 철저히 타인을 위한 삶으로 초대하십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제품을 받고자 불리워진 저의 이름은 세상에서 실패한 자로서의 사형선고와도 같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빌라도의 법정에서 매 맞고 피 흘리시며 가시관 쓰신 예수님의 얼굴은 세상 안에서 실패한 이들의 얼굴을 대표합니다. 예수님의 얼굴을 바라보는 수많은 군중들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하며 이들의 성난 외침은 저를 한없이 위축시킵니다. 하지만 450명의 거짓 예언자들과 맞섰던 엘리야 예언자의 당당함을 넘어서는, 셀 수조차 없는 군중들 앞에 서 계시는 예수님의 어깨에 서려 있는 따스한 빛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부드러움으로 제 영혼을 감싸 안습니다. 예수님의 승리는 당신 백성을 위해 당신 자신을 내어 놓으심에, 사형선고를 받으심에 있다는 역설의 신비입니다. 아무런 주저함 없이 담대히 군중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등은 사형선고 앞에서 겁에 질린 제 영혼에 용기를 불어넣어 주십니다. 주님께서 내어주시는 용기의 빛에 힘입어 저 또한 겸손되이 세상을 이기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겠습니다.



조광우 엘리야 신부 / 월평성당 보좌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 13)

거룩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것, 그것이 바로 사제가 부여받은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우리를‘벗’이라 불러주시고, 말씀하신 대로‘벗’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의 사랑에서 가장 뚜렷하고 강하게 드러납니다. 사제로서의 삶을 준비하고 또 살아가면서, 저는 예수님의 이 사랑을 기억하고 따르겠습니다. 몸소 우리의 벗이 되신 예수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예수님께서 당신의 벗으로 맞이하신 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제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상엽 프란치스코 신부 / 성지성당 보좌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 38)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도(Bernardo)는 마리아의 대답이 그녀의 입술에서 우러나오기 직전,‘하늘과 땅이 어떻게 숨을 멈추고 있었는지’를 극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이 극적인 순간 마리아는 세상 안으로 들어오시고자 그녀의 문을 두드리시는 하느님께, 기꺼운 마음으로‘당신의 품’을 내어드렸습니다.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오직 큰 믿음만으로 당신의 품을 내어드린 어머니는, 세상을 상대로도 당신의 품을 내어주시며 모든 이들을 품어 안으셨습니다.

사제로서 살아가게 된다는 사실이 참으로 저를 두렵고 떨리게 만듭니다. 자유롭고도 신뢰로 가득 찬 이 순결한 고백과, 이 고백을 안고 그렇게 평생토록 예수님 곁을 묵묵히 지켜오신 마리아를 기억하며 성실히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하느님의 쓰임 있는 작은 도구가 되길 희망하며 기도합니다.“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정우학 유스티노 신부 / 연산성당 보좌

“나는 내 연인의 것 그이는 나를 원한답니다.”(아가 7, 11)

저에게 사제품은 하느님을 섬기며 교회와 세상을 하느님께로 이끄는 봉사직이며, 이것을 온몸과 마음과 정신을 다하여 받아들이는 삶을 새로이 시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제품은 혼인의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사제직을 통해 오직 하느님과 그분의 백성에게 신의와 사랑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이 다짐은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 앞에서 공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로써 영원하고 불가해소한 계약이 성립되어 하느님과 그분의 백성과의 관계에 충실할 것입니다. 또한 이 계약은 제대 앞에서, 주님의 거룩한 수난과 희생 안에서 이루어질 것이며, 주님께서 성모님을 당신의 사랑하는 제자에게 맡기신 것과 같이 저에게도 자모신 성교회에 대한 봉사가 맡겨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십자가의 주님처럼 한 없는 사랑, 목숨까지도 아까워하지 않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목표로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사랑이신 예수그리스도께 매료된 저는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취해 그 사랑에 가슴 설레며 오로지 그 사랑만을 바라는 그리스도의 작은 신부(新婦)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랑이신 주님을 깨어 기다리며, 기쁜 마음으로 춤추며 뒤따를 것입니다. 주인의 말을 여겨듣고 주인의 손을 여겨보는 하인과 같이 오직 주님의 말씀과 행적을 따를 것입니다. 따라서 세상의 것들을 쓰레기처럼 여기며, 그렇기 때문에 가난할 수밖에 없고, 오직 하느님 한 분만을 바라게 되는 사제가 되고자 합니다.



김영웅 유대철베드로 신부 / 우동성당 보좌

“그리스도의 향기”(2코린 2, 15)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을 그리스도의 개선 행진에 데리고 다니시면서, 그분의 향기가 우리를 통하여 곳곳에 퍼지게 하십니다. 그리스도의 행진은 결코 화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노예처럼 같이 끌려가는 수치와 고난의 십자가 길입니다. 그러나 이 길에서 피어오르는 향기는 하느님의 영광과 승리를 드러냅니다.‘그리스도의 향기’는 몸소 희생 제물이 되신 어린양의 실존입니다. 그 번제물의 향이 하느님을 기쁘게 하고, 나아가 세상을 구원으로 이끄는 향이 될 것입니다.

보잘것없는 저를 이 행진의 길로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제에게 힘과 권위가 생기는 것은 아버지의 이끄심에 자신을 기꺼이 내어 맡기는 데에서 시작됨을 기억하며, 하느님 앞에서 또 그리스도 안에서 성실한 사람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어느 곳에서든 내가 위치한 삶의 자리에서 그리스도를 닮은 향기를 피울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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