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자리, 남편의 자리

가톨릭부산 2015.10.12 07:41 조회 수 : 164

호수 2289호 2014.08.31 
글쓴이 김인식 사도요한 

아빠의 자리, 남편의 자리

김인식 사도요한 / 성요셉아버지학교 수료생, 성가정성당

종소리가 울린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뒤로하고 학창시절에 등교를 지도하던 선도부와 같은 모습으로 봉사자들은 두 줄로 도열을 한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 피어난 환한 미소에서 긴장감은 사라지고 아버지학교가 시작되었다. 아버지학교는‘눈물의 학교’라며 체험을 나눠준 어느 형제의 말처럼, 아버지학교는 내게 많은 눈물을 안겨주었고 행복 그 자체였다. 동그랗게 모여 앉아 촛불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고백을 다 토해내고 바라본 촛불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숙제는 처음엔 무척이나 어색하고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색함은 친숙함으로 변했고, 이젠 매일 숙제를 해야만 하루의 일과가 끝나는 것이 당연한 듯 느껴졌다.

미처 몰랐던 지난날의 내 잘못과 오만함, 가족들의 마음은 알지도 못하고,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열심히 산다고 자만하던 나의 그릇된 행동들을 깨닫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잘못을 포장하기 위해 했던 수많은 거짓말과 이기적인 남편으로 인해 눈물을 흘려야 했던 아내, 미숙했던 아빠의 행동으로 수많은 비난을 오롯이 받기만 해야 했던 아들, 남편의 자리와 아빠의 자리가 어떤 것인지 난 잘 몰랐다. 가족들에게 어떻게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바로 참된 용기라는 걸 비로소 알게 되었고, 실천으로 이어진 지금의 나는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아버지학교는 내게 어려운 숙제를 앞에 두고 잠깐 다녀온 가을소풍이 아니라, 가슴에 묵직한 그 무엇을 간직하고 진지한 성찰과 결단력 있는 실천을 요구하는 참된 배움터였다. 성요셉아버지학교에 처음 들어서며 봉사자들의 미소에서 가졌던 의문을 떠올리며, 이젠 내 얼굴에서도 그 미소가 번져난다. 그래서 오늘도 난 마음속으로 크게 외친다.‘아버지 만세! 아버지 만세! 아버지 만~세!!’

제4기 성요셉아버지학교
기 간. 10월 11일(토)∼11월 8일(토) 매주 토요일15:00∼21:00 (5주 과정)
장 소. 부곡동 한국외방선교수녀회 강당
대 상. 초, 중, 고 자녀를 둔 아버지
접 수. 9월 30일(화) 까지 신청서 접수순, 선착순 40명 마감
문 의. 010-3553-2270 (성요셉아버지학교), 051-629-8710 (가정사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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