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88호 2014.0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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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용배 알퐁소 |
아직 안 가셨네요!
김용배 알퐁소 / 부산가톨릭사진가협회장
부산 아미동 산마루터기 감천문화마을,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말라 옆 벤치에 엉덩이 걸치고 쉬고 있으려니“아직 안 가셨네요.”하며 어느 자매님의 밝은 목소리가 들린다. 휠체어를 타고 활짝 웃고 계셨다. 아마도 아미성당에서 사진 촬영 하는 모습을 본 모양이다.
가파른 언덕을 휠체어를 타고 힘들게 아미성당 주일 미사에 참례하려고 올라오시던 자매님이었다. 언제 사셨는지 토스트 빵 한 봉지를 내민다. 좀 당황스러웠지만 배가 고프던 참이라 받아 들었다. 참으로 맛있었다. 전에 먹어본 어떤 음식보다도 오늘 토스트 빵 한 봉지는 정말 맛있는 점심이 되었다. 따뜻한 마음으로 꽉 찬 음식, 이보다 더 훌륭한 성찬이 어디 있겠는가!
부산가톨릭사진가협회에서는 1년 여에 걸쳐 아미성당의 성전 및 행사 등 기록 보존을 위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루시아 자매님은 감천문화마을에서 태어났고 자라 왔는데 그만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되었단다. 그러나 표정은 정말 밝고 순수했다.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누었지만 그 표정은 한결같이 밝고 사랑이 넘쳐나는 듯 보였다. 주님께서는 자매님의 빈 마음을 완전히 점령하셨나 보다. 이웃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어 주는 맘으로.
작년 11월 부산가톨릭사진가협회 회원 단체 피정에서 지도 신부님의 말씀이 생각난다.“나는 겸손하다. 욕심 없이 산다. 나는 미움이 없다.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 나는 사랑에 인색하지 않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쉽게 착각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고 말씀하셨다. 마음이 욕심으로, 미움으로, 온갖 세상의 상념으로 꽉 차있으면 주님께서 들어오실 자리가 어디 있겠는가! 내 잘못이 아니고 남 탓으로만 돌린다면 자신을 성찰할 틈이 어디 있겠는가!
주님, 하루가 시작되거나 끝나는 시간에는“감사합니다. 찬미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기도할 수 있도록 저희들의 마음을 열어 주세요.
피조물인 우리들은 나름대로 개성과 재능을 가진 귀중한 존재, 누구나 좋은 점이 있는가 하면 단점도 있다. 그런데 단점보다 좋은 점을 먼저 보고 칭찬한다면 얼마나 살맛 나는 세상이 될까? 칭찬받는 사람은 기분 좋고 칭찬하는 자신은 마음이 푸근하고.
그러나 돌이켜보면 부주의한 말과 행동으로 내 이웃들에게 불편함 또는 마음의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남을 미워하는 맘을 가득 담고서도 기도하고 주님을 찾지는 않았는지를 생각하면 부끄러워지기만 한다.
세상의 시끄러운 일들로 마음이 어둡고 우울한 이때에“우리 모두가 해맑고 착한 루시아 자매님의 마음을 닮도록 해 주세요.”라고 기도드린다. 시간이 좀 지났지만 이번에는 루시아 자매님에게 제가 식사 한 번 대접해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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