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78호 2014.06.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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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준한 신부 |
2014년 사제연수를 다녀와서
김준한 신부 / 우리농살리기담당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요한 15, 1) 성경을 읽을 때면 심심찮게 발견하고 또 눈에 익은 말씀입니다. 하지만 농사라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지어본 적이 없을뿐더러 농촌의 현실에 제대로 한 번 관심을 기울여보지 못한 사람이고 보면, 이 말씀 속에 숨어 있는 농촌과 농부의 삶의 고단함, 그리고 그럼에도 지워지지 않는 창조신비의 영성적인 의미를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
사제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기에 이번 연수에 임하는 저 자신은 어쩌면 농촌의 현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그 안에 숨겨진 신앙의 의미를 깨닫고자 하는 일말의 기대를 품고 밀양시 감물리에 있는 생태학습관에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수는 기존의 사제 연수와는 달랐습니다. 부산, 울산, 김해 등지에서 온 사제들에게 곧 오리엔테이션이 있을 테니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강당으로 모이라는 안내가 있었습니다. 그리곤 이내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는 비닐하우스로 이동해서는 풀과의 전쟁을 시작하였습니다. 낫과 괭이, 그리고 호미로 무장한 신부님들은 주교님과 더불어 이내 비지땀을 흘리며 농촌 체험의 첫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만만치 않은 농사일이 마치고 저녁 식사가 끝나고서는 농촌 현실에 대한 2시간이 넘는 강의를 들으며 먼저 피부로 느낀 농촌의 현실을 머리와 가슴으로 새겼습니다. 다음날 미사를 봉헌하고 또다시 농촌 체험과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아닌 이틀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농촌의 생태적 가치에 대해 몸과 마음에 새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연수가 참 특별했던 것은 사제 연수를 신자들의 구체적인 사목 현장에서 체험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론보다 앞서 먼저 체험하고 그것을 반성하며 깨닫게 하는 일정은 신선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머리로 알고 있던 것보다 농촌의 현실은 훨씬 심각하고 우리의 사명은 막중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농약과 제초제, 그리고 화학비료로 범벅되어 죽어가는 땅을 살리고자 애쓰는 농민들의 노고가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그 덕분에 우리가 올바른 먹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하는 것이 단순히 개인의 건강을 걱정하는 여유 있는 사람의 선택이 아니라 특별히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창조주 하느님께 대한 신앙고백이며 농촌을 살리는 가장 근본적인 의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우리는 자기 고향의 비옥한 토양과 역사에 더 깊이 뿌리내려야 합니다. 고향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복음의 기쁨』235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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