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143호 0212.01.22 
글쓴이 박미희 마리아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마르 1,11)

하단성당 박미희 마리아

주일학교 교사 10년 차 선물로, 태어나서 처음 해외를 다녀왔다. 홍콩과 마카오 성지순례였다. 교사를 하는 동안 내가 더 행복했는데, 더 많은 것을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인가 보다.

긴장한 탓인지 도착한 날 밤은 푹 자지 못했다. 다음날 배를 타고 마카오로 갔다. 홍콩 날씨는 한국과 많이 달랐다. 흐리고 습하고 가는 곳마다 에어컨이 돌아갔다. 자연의 추위와 인공의 추위는 뭔가 다른 것 같았다. 추위의 상큼함이 빠져 있었다. 하지만 거리의 가로수들이 고목들이었다. 또 다른 신비로움을 자아냈다.

성 바오로 성당
예수회에서 선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한 극동 지역 최초의 서구식 대학 건물이며 의문의 화제로 지금은 파사드만 남게 되었다는 성 바오로 성당! 이 작은 곳에 이런 성당이 아주 오래전에 있었다는 것이 신비로웠다. 그때도 사람들이 그 환경에 맞추어 생활을 하고 하느님을 믿고 살았다는 것이, 지금과 마찬가지로 살아가고 있었던 그 당시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주교좌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렸다. 미사 중에 교사를 시작하면서 함께 했던 신부님들을 위해 기도했다. “하느님께서 그대 안에 좋은 일을 시작하셨기에 그분께서 완성시켜 주실 것입니다.”

성 안토니오 성당
마카오로 공부하러 오셨던 최방제, 최양업, 김대건 신학생들의 성품에 대해서 듣고 있노라니 우리 성당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이에 비해 의젓한 지원이, 고집불통 지우, 까불지만 교리 문제를 잘 맞추는 성제, 천방지축 민건…등등 웃음이 나왔다. 영성체 후 묵상 시간에 ‘너의 모습이 어떠하든 난 너를 사랑한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물이 났다. 감사했다. 제대 밑에 있는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발등 뼈 조각)에 조배 드리며 신부님이 계셔서 참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마카오는 매력적인 도시인 것 같았다. 혹 담에 다시 올 기회가 있으면 꼼꼼히 살펴보고 싶었다.

성지순례를 통해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소중한 사람들로서 그 사랑을 아이들에게 전해야 하는 특별한 소명을 가진 교사들이라는 것을 또다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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