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66호 2017.1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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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본당에서 직책을 피하려는 추세에 사목위원을 맡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군림하려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장재봉 신부 / 선교사목국장 gajbong@hanmail.net
교회의 모든 직무는‘섬김’에 기초합니다. 세상이 추구하고 누리려는‘완장’의 힘을 요구해서도 안 되고 과시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봉사와 섬김의 직무가 그리스도인 모두에게 부여되었다는 걸 명심해야겠지요. 비단 단체장이 아니더라도 상대를 높이고 내가 낮아지는 섬김의 삶을 실천하는 것은 의무사항이니까요. 부탁드립니다. 내가 먼저 상대를 섬기는 복음의 봉사자로 살기 위해서 노력해 주십시오.“시련을 겪고 눈물을 흘리며 아주 겸손히”(사도 20,19) 지내는 희생 정신을 놓치지 말아 주십시오. 소위 교회 안에서 군림하려는 모습은 주님께서 주신 권위를 세속적 지식이나 역량인 줄로 착각한 결과가 낳은‘어리석음’일 뿐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러했듯이“누가 더 크냐?”는 따위에 마음이 쏠린 모자란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모두는 허약하고 미약한 존재입니다. 교회의 직무를 맡았다 해서 갑자기 사랑이 커지지도 않고 불쑥 겸손해질 수도 없다는 점을 이해합시다. 우리는 주님의 몸 된 공동체입니다. 다독이며 주님께로 함께 나아가야 하는 믿음의 동료이며 형제입니다. 아니라서, 모자라서 더 기도해 주는 마음이 섬김의 제일가는 바탕입니다. 이 마음가짐만이 교회의 소명을 권력인 양 착각하여 발생되는 볼썽사나운 일들을 사라지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