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10호 2011.06.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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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서영식,김미옥 |
우리 부부의 2박 3일 주말여행
서영식 임마누엘, 김미옥 임마누엘라 / 장유대청성당
봄이 무르익던 좋은 날, 우리 부부는 2박 3일 주말여행을 떠났다. 많은 대화와 배려 속에 살면서도 깊은 속마음을 나눌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특별한 문제도 없고, 그렇다고 늘 매끄러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아닌 우리는 기대와 호기심을 안고 다른 열여섯 쌍의 부부와 2박 3일의 일정을 함께 했다.
이번 기회에 아내가 내 처지를 잘 이해하고 도와주었으면 하는 조금은 이기적인(?)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주말을 지내며 부부는 서로를 존중하고, 나보다는 배우자를 우선으로 여겨야 하며, 그럴 때 서로의 말에 공감하게 되고, 부부로서의 믿음도 깊어짐을 알게 되었다. 문제가 생기면 덮으려 하지 말고 마음속의 느낌을 전하며, ME주말에서 익혔던 대화의 기법대로 대화하고, 매일 대화를 통해 친밀한 ME부부로 살아가리라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설렌다.
아내 임마누엘라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주말을 통해서 다시금 알게 되었다. 신혼 초부터 내게 해주었던 많은 것들을 생각해 내었다. 하루에도 두 세 차례 땀에 젖은 속옷을 말없이 세탁해 주고, 늦게 들어와도 기다려 주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는 부드럽고 따듯한 엄마로… 당연하다 여겼던 것에 감사하는 마음과 우리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일상에 쫓기며 바쁘게 살다 보니, 소중한 보물이 내 곁에 있는데도 다른 곳에서 찾아 헤매다 돌아온 느낌이다.
마주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가족을 위해 24년 간 사랑을 베풀고, 묵묵히 곁에서 함께 해준 아내의 모습이 아름답다. 희끗희끗한 머리, 삶의 흔적이 배인 원숙함과 부드러운 얼굴 표정, 세월의 흐름에 따라 거칠어진 손… 아이들 진로나 사회생활을 우선으로 했었고, 부부간의 사소한 감정들에 얽매이는 것은 시간 낭비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집안일과 여러 가지 문제로 힘들어하는 아내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도와줘야 하는데도, ‘어른이니 혼자 해결하겠지’ 하며 무심히 지낸 날들이 몹시 후회된다. 힘들고 바쁘게 쫓기며 식상한 일상에 빠져 무디어진 마음으로 감사할 줄 모르던 나는, 결혼 사진 속의 옛날로 돌아가, 아내이자 약혼자인 임마누엘라와 함께 2박 3일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혼인 전의 설레던 마음을 안고 현실로 돌아왔다. 신혼 때의 마음으로 살라고 주님께서 파견해 주셨다.
나는 결혼 전에 느꼈던 아내의 아름다움을 찾아, 새봄을 단장하는 꽃들의 맨 앞에 놓으려 한다. 주님께서 짝지어주신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주님보시기에 참으로 예쁜 부부의 모습으로 살아가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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