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74호 2016.0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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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두유 신부 |
하느님과 인간의 마음이 다름
김두유 세례자 요한 신부 / 연지성당 주임
교회는 오늘부터 성주간을 시작하면서 우리 신자들이 거룩하게 지내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부활의 여정을 준비하는 한 주간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오늘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의 예식에는 환희와 비애가 동시에 섞여 있습니다.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 기념식 복음에서는 어린 나귀를 타시고 제자와 군중들의 호위와 환호를 받으면서도, 한편 곧 당하셔야 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비애가 수난 복음을 읽으면서 깊이 느끼게 됩니다. 저는 여기서 인간의 마음과 뜻이 하느님과는 너무도 다름을 묵상합니다.
사람들은 메시아이시며 왕이신 주님을 열렬히 환영하였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임금님은 복되시어라.’하늘에 평화, 지극히 높은 곳에 영광!”(루카 19, 38)
그러나 수석 사제와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의 영광과 환영받으심을 크게 시기하고 질투한 나머지 군중을 선동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군중 속의‘나’도 감정 변화가 심합니다. 배운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심지어 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는 정말 중요한 순간에 주님을 배신하고, 비유적이긴 하지만 군중과 군중 속의‘나’도 예루살렘 입성 때 외쳤던 환호와 기쁨은 사라지고 예수님을 비아냥거리고 저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뿐 아니라“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외치며 날뛰었습니다.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자신에게 불리한 일이 다가오면‘주님을 모른다’고 말할 나약한 존재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묵상해보면 하느님은 구원의 약속에 충실하신 분입니다. 하느님은 절대 불변하신 분이고, 그분은 항상 충실하신 분이십니다. 오직 인간 구원을 위해서 어떠한 유혹에도 걸려 넘어지시는 분이 아니시며, 십자가를 지시고 극심한 고통 중에도‘나 때문에 울지 말라’고 위로해주시는 분이시며,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으셨어도 오직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이런 고통을 통해서 인류의 죄악을 씻어주셨고 죄의 용서를 가져오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러한 고통을 통해서 영광을 차지하게 됩니다. 군중의 환호 속에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성지 주일의 상징이 그리스도의 부활로서 영원히 실현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전례를 통해서 나뭇가지만 손에 들고 환영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일생을 통해서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하면서 부활을 준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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