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 내 안에서 활동하도록

가톨릭부산 2017.11.01 10:15 조회 수 : 132

호수 2459호 2017.11.05 
글쓴이 한건 신부 

말씀이 내 안에서 활동하도록

한건 신부 / 김범우순교자성지사목

  오늘 하느님께서는 기도와 생활의 일치, 말과 행동의 일치를 촉구하십니다. 교회 안에서‘가르치거나 지도하는’책임을 맡는 저 같은 사람에게 하신 말씀이라 생각됩니다. 남을 가르치거나 지도하는 사람은, 자칫하면 자만심과 위선적인 태도로 쉽게 불성실해지는 유혹을 받습니다. 이런 유혹에 빠진 지도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준엄하신 꾸지람이 제1독서에 있습니다. 말라키 예언자는 사제들이 직분을 다하지 못해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말씀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고, 그 결과로 이민족의 침입이라는 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사제들은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고 새롭게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라며 경고합니다.
  복음에서도 사제들에게 경고했던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의 똑같은 잘못을 꾸짖고 있습니다. 그들은 말만이 있었고,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것을 자랑하며 교만의 유혹에 빠져 실천은 행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우리도 주변에서 지도자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말과 실천이 다름을 많이 봅니다. 정치꾼들, 부패한 공무원들, 잇속만 채우는 기업가들, 말뿐인 성직자, 수도자 등이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 사람들을 고통 속에 살게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저 자신도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 신자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 반성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또다시 예수님께서는 당부하십니다. 그 말씀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수없이 들어왔던‘하느님과 형제를 섬기는 사랑을 하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자연히 겸손한 마음이 생겨서, 이웃을 한 형제자매로 여기며 그들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렇게 될 때 그 사람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됩니다.
  이런 삶의 전형적인 모습을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보여줍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의 모습을 어머니로 본 것입니다. 어머니는 자녀를 사랑하고 자녀들을 위해 희생합니다. 어머니는 온화하면서도 엄한 교사이기도 합니다. 겸손하게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조용히 미소와 눈물로써 자녀들을 돌보아 줍니다. 그러한 어머니의 사랑은 자녀들이 그 사랑을 깨닫고 실천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줍니다. 이처럼 어머니와 같은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복음 말씀을 듣고 실천할 때, 그 복음은 말뿐이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 안에서 살아 있는 말씀으로써 사랑의 기적을 가져올 것입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903호 2025. 12. 21  믿고 순종하는 이를 구원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file 한인규 신부 
2902호 2025. 12. 14  자비롭고 선한 사람 file 손지호 신부 
2901호 2025. 12. 7  방향전환 file 이재석 신부 
2900호 2025. 11. 30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file 김병수 신부 
2899호 2025. 11. 23  모순과 역설의 기로에서 file 김지황 신부 
2898호 2025. 11. 16  가난한 이들은 기다릴 수 없다 file 이상율 신부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2892호 2025. 10. 6  복음의 보름달 file 김기영 신부 
2891호 2025. 10. 5  느그 묵주 가져왔나? file 김기영 신부 
2890호 2025. 9. 28  대문 앞의 라자로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file 정창식 신부 
2889호 2025. 9. 21  신적 생명에 참여하는 삶 file 조성문 신부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2885호 2025. 8. 24  ‘좁은 문’ file 이영훈 신부 
2884호 2025. 8. 17  사랑의 불, 진리의 불 file 이영창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