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7. 10. 30. 연중 제30주간 월요일(대리구미사)
① 로마 8,12-17 ㉥ 루카 13.10-17.
 
말씀의 특성 - 능력
 
!!. 지난주부터 성독에 대한 묵상을 시작하였습니다. 성독은 교회의 가장 오래된 기도이며, 모든 기도의 근본입니다. 미사를 비롯하여, 교회의 전례와 성직자수도자들이 바치는 성무일도는 물론, 묵주기도 같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바치는 모든 기도의 바탕은 성경말씀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미사를 드릴 때나 기도문을 바칠 때,, 알게 모르게 성독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것은 우리 기도생활의 바탕이 성독임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우리의 문제는,, 이렇게 미사와 정해진 기도문은 잘 바치지만,,, 정작 성경자체를 잘 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15세기 생기면서,,, 개신교가 성경을 자기나름대로 해석하는 폐단 때문에... 신자들의 신앙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 교회가 의도적으로 성경읽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어떤 일이 생겼습니까? 우리는 전례와 기도문만을 바침으로써 우리의 신앙생활이 경직되어 있고, 타성에 젖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믿음이 잘 자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믿음은 말씀에서 옵니다. 로마10장을 인용하면서.. 이점을 지난주에 여러번 강조하였습니다. 말씀에서 믿음이 온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성독에서 믿음이 온다는 뜻입니다. 성독을 통하여 믿음의 은총을 받게 됩니다. 이 믿음의 은총으로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 관계를 맺는 신앙인은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고 소통함으로써 하느님과 살아있는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기도입니다. 따라서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성독이야말로 믿음의 은총을 받는 지름길이요, 동시에 신앙을 살아있는 기도로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따라서 성경을 읽는 것자체가 기도가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지난주의 묵상내용입니다.
 
!!, 오늘부터는 하느님 말씀이 무엇인지,,, 인간의 말과 어떻게 다른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묵상하려고 합니다.
 
제일 먼저,,, 하느님의 말씀은 그 자체로 힘과 능력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말과 다른 점입니다. 우리 인간의 말은 자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힘있는 정치인이라 할지라도,,, 그 말을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대통령이,,, 섬에 사는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다리를 만들어라.... 하면,,, 다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예산을 짜야 하고, 다리 만드는 기술자들이 설계를 하고, 공사를 해야 합니다. 돈과 시간과 기술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말씀은 아무런 절차도, 수단도 필요없습니다. 하느님 말씀 자체가 힘을 지녔기 때문에,,, 그 말씀대로 이루어집니다. 창세기 첫머리를 보면,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말씀으로 창조하십니다: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궁창에서 땅을 비추는 빛물체들이 되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창세 1,1이하참조)
이렇게 하느님께서 당신의 말씀으로 무에서 세상을 창조하신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말씀의 전능하신 창조의 힘을 요한1,3이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요한 1,3)
 
이 하느님 말씀은 세상을 창조하는 힘일 뿐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는 힘으로 나타납니다. 인간을 구원하는 힘을 지닌 하느님의 말씀은 반드시 자기 구원의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는 것을 이사55,10이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비와 눈이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자에게 양식을 준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이사 55,10-11)
 
인간을 구원하는 하느님말씀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이것이 우리 신앙의 핵심입니다. 히브1,1은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가장 완전한 말씀을 하셨음을 설명합니다: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지만,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요한1장은 더 신비하게, 더 정확하게 예수님이야말로 인간이 되신 말씀이라고 가르칩니다: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요한 1,1.14)
 

여기에서 예수님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바로 말씀입니다. 육화된 하느님의 말씀이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을 보면, 말씀의 능력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으로써 병자들을 질병의 고통에서 해방시킵니다. ‘깨끗해져라라’ 하면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눈을 떠라’고 하면 맹인이 눈을 뜬다. ‘손을 펴라’하면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손을 편다. 심지어 죽은지 사흘이나 되는 사람을 한마디 말씀으로 부활시켰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그 자체가 구원과 치유의 능력을 발휘합니다. 예수님이 행하신 치유와 악마추방이라는 기적을 본 군중은 예수님말씀에 능력과 힘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 “더러운 악령은 그 사람에게 발작을 일으켜 놓고 큰 소리를 지르며 떠나갔다. 이것을 보고 모두들 놀라, 어찌 된 일이냐? 이것은 권위있는 새 교훈이다. 그의 명령에는 더러운 악령들도 굴복하는구나!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마르 1,26-27)
 
 
!!, 그런데... 복음을 보면,, 주님께서 치유기적을 하시고 난 다음,, 내가 너를 구원하였다.. 라고 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합니다. 여기에 오늘묵상의 결론이 있습니다. 기적의 은혜를 받은 사람들은 주님께 믿음을 고백하는 그 짧은 순간에 주님 말씀의 능력이 나타난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똑같이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하시는 말씀의 능력이 나타납니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릴뿐입니다. 우리는 일생동안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실천함으로써,,, 믿음의 은총을 받게 됩니다. 믿음의 은총으로 말씀은 우리안에서 하느님 구원의 힘을, 능력을 발휘합니다. 이렇게 해서 말씀은 우리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는 것입니다.
모든 성인들을 보십시오!!, 예를 들면,,, 프란치스코 성인은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는 말씀을 일생 실천했기 때문에 그 말씀의 힘으로, 말씀의 능력으로 성인이 된 것입니다. 우리도 똑같습니다. 주님말씀의 힘으로,,, 성인이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주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지금도 그렇게 말씀하시고 나중에도 그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이 말씀의 힘으로 살길 청하는 우리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히 내리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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