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58호 2017.10.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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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순호 신부 |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어머니입니다. 큰아들은 공부도 잘하고 항상 제 말을 잘 듣는 반면 둘째는 공부도 못하고 항상 말썽만 부리고 반항만 합니다. 자연히 두 아들을 비교하게 되고, 큰아들에게 애정이 더 가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권순호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albkw93@hotmail.com
흔히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만, 같은 자녀들 중에도 더 애정이 가는 자녀들이 있고, 오히려 미움이 가는 자녀들도 있으며, 편애를 하기도 합니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님의 제자들 사이에 누가 가장 큰 사람인가 논쟁이 일어나 제자들은 예수님에게 하늘나라에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오히려 세상에서 작고 보잘것없는 동네 꼬마 한 명을 데리고 그 가운데 세우고 하늘나라에서는 남들보다 크게 되려는 사람보다 꼬마처럼 낮추는 사람이 가장 큰 사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의 비교 평가 방식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하늘나라 평가 방식을 말씀하십니다. 오히려 남들보다 큰 사람, 남들보다 잘난 사람,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보다 가장 못나고 작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하느님 대하듯이 대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늘나라는 서로 비교하며 무한 경쟁이 지배하는 나라가 아니라 사랑이 지배하는 나라입니다. 한 마리 길 잃은 양을 찾아 떠나는 목자가 있는 나라입니다. 양 한 마리의 가치가 오직 숫자나 돈으로 일괄적으로 평가되지도 않고, 전체 양 떼를 위해 한 마리 양의 희생을 강요하지도 않는 나라입니다. 목자가 양 하나하나에 눈을 맞추어 주고 그 특성에 맞은 이름을 불러 주는 나라가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양 한 마리를 바라보는 예수님 시선을 가지고 자녀 하나하나를 바라본다면, 하느님 나라는 우리 가정과 멀리 있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