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57호 2017.1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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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지난번에 언급한‘초월적 가치’란 말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습니다.
홍경완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mederico@cup.ac.kr
땅과 하늘을 가지고 풀어보렵니다. 인간은 땅의 존재입니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첫 인간의 이름인‘아담’은 땅, 흙을 뜻하는‘아다마’란 히브리말이 뿌리입니다. 그런데 이 땅 위 삶은, 먹고 산답시고 늘 으르렁거리며 미움을 쌓아 놓고 시기와 질투도 하고, 심지어 남 못되라 기도 아닌 기도도 바치면서 살아가는, 좀 지저분하고 때 묻기 마련입니다. 이걸 씻어내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같은 땅 위가 아닌 다른 곳을 필요로 합니다. 그 자리가 하늘입니다. 우리에게 하늘은 머리 위, 해와 달이 떠 있는 물리적인 하늘만이 아니라, 속된 땅 위에 사는 인간을 정화시켜 주는 고결한 하늘, 어느 시인처럼‘한 점 부끄럼 없기를’다짐하며‘우러러’보는 숭고한 하늘이기도 합니다. 신앙인에게 하늘은 또한‘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 머무시는 하느님의 지배와 다스림이 이루어지는 거룩하고 고매한 영역입니다. 이런 여러 하늘 아래에서 우리는 살아갑니다. 인간의 삶은 땅 위에서 펼쳐지지만, 동시에 하늘을 봐야 살 수 있습니다. 인간(人間)은 땅 위와 하늘 아래, 그‘사이(間)’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입니다.
땅 위를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가치가‘현세적 가치’라고 한다면 하늘과 관련된 가치가‘초월적 가치’입니다. 초월적 가치는 이익이나 편리 등과는 거리가 먼 인간 본연의 가치, 윤리적 가치, 참 삶에 대한 가치, 거룩함과 숭고함의 가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