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457호 2017.10.22 
글쓴이 최태복 엘리사벳 
십자가의 길 기도 드리러 오세요

최태복 엘리사벳 / 우동성당

  고2 딸을 학교에 보내고 집안일을 하다가 핸드폰을 확인했더니 성당 사무실에서 구역분과 성지순례 일정표를 가져가라는 연락이 와 있었다. 성전에 들러 성체 앞에 잠시 앉았다가 사무실에 들러 서류를 받아 복사해서 구역함에 한 부씩 넣어두었다. 성모회 자매들이 우리농 물건을 받고 개수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성당 카페에 들러 시원하게 냉커피 한 잔을 마시니 더위가 가신다.
  갑자기 신부님 말씀이 생각났다. 십자가의 길 오르는 길에 마대를 깔았다며 9월부터 금요일마다 자유로이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리라고 하셨다. 조용하고 한가로운 느낌이 들어 성모 동산으로 올라갔다. 나무 계단을 올라가 십자가의 길 시작기도를 드리고 제1처부터 천천히 따라 올라갔다. 아치형의 덩굴나무 숲을 지나는데 더위에 길게 늘어진 수세미도 눈에 띄고 속이 드러난 여주도 보였다. 조금 더 가니 다래도 조롱조롱 달려 있고, 강한 생명력을 한껏 뽐내는 녹색의 나뭇잎과 풀잎들, 선명한 색의 나비들, 늦더위를 장식하는 시끄러운 매미 소리, 자연과 인공이 미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14처를 묵상하고 올라오니 정자가 있다. 누군가 십자가 길을 묵상하고 쉬곤 하였는지 아이들 방에 깔려 있었을 것 같은 정겨운 고무 매트가 놓여 있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마치고 성당 마당을 걸어 나오는데 잠시 시간이 멈춘 듯 적막한 느낌을 받고‘파라다이스’란 단어가 떠올랐다. 연령층이 높은 신자들을 위한 아담한 십자가의 길, 신부님의 세심한 배려, 관리장님의 땀 흘림으로, 거기다 자연의 힘이 보태어져 신자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성당 신자들은 물론이고 해운대를 방문하는 신자님들, 유리창으로 하늘과 숲이 빼꼼히 성당 안을 들여다보는 아름다운 성당으로 조배하러 오세요. 그리고 우동카페에 들러 신부님께서 직접 로스팅한 커피도 맛보고 담소를 즐기며 쉬다가 가세요. 우리를 위한 크신 사랑으로 십자가의 길 가신 예수님과 함께 지금도 세상 곳곳에서 우리, 인류를 위해 예수님이 가신 길을 묵묵히 따르는 사제들과 수도자들 신자들을 생각하며 그 길을 걸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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