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가톨릭부산 2017.10.11 10:09 조회 수 : 161

호수 2456호 2017.10.15 
글쓴이 성지민 그라시아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성지민 그라시아 / 노동사목 free6403@hanmail.net
 

 ‘우수한 성적으로 지방 국립대 졸업, 해외기관 및 국내 공기업 인턴, 토익점수 950이상, 영어회화 및 기초 중국어 가능’소위 말하는 스펙이 단단한 친구가 있습니다. 졸업 후 취업을 위해 이리저리 열심히 노력했지만 현재 친구에게 허락된 일자리는‘1년 계약직, 2년 이상 연장 불가, 야근을 해야 하지만 수당은 못 챙겨 준다.’는 곳 이외는 찾기가 힘든가 봅니다.  
  어른들은 말합니다.“세상 좋아졌지. 해외 배낭여행에 어학연수라니. 이 뭐야 우리 때는 꿈도 못 꿨어. 동생들 뒷바라지해서 학교 보내랴 집안일 하랴 훨씬 더 편하게 살고 있잖아.”
  그렇습니다. 지금의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전쟁까지 겪으며 허기를 채우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힘들게 일구어낸 경제적 성장과 풍요 속에서 예전보다 편하게 살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청년들의 하소연이 엄살과 나약함으로 들리고 한심하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기성세대는“오늘만 참고 일하면, 이 고통을 견디면 내일은 더 좋은 날이 올거야.”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었고, 대학을 졸업하면 정년이 보장된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정을 꾸리고 열심히 일해서 알뜰살뜰 조금씩 모아 집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청년들은‘오늘보다 더 못한 내일’이 올 수 있다는 절망감을 안고 살아갑니다. 앞서 말한 친구와 같이 1년 계약직으로, 또는 일한 만큼의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청년들은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고 있습니다.‘20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숨만 쉬고 일해야’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연애, 내 집 마련, 결혼, 출산, 자녀 양육은 당장 꿈꿀 수 없는 일입니다. 체감실업률 22.5%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초조해하는 청년들과 또 한편으로 가까스로 일자리를 구했지만 언제 잘릴지 모를 불안함과 정규직 전환이라는 꿈을 위해 과로와 스트레스에 쌓여 살고 있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이렇듯 과거의 문제와는 다른 이유로 청년들은 힘듭니다. 그 시절과 지금은 상당히 변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사회구조로 인한 문제들은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의 청년으로서 고민스럽습니다. 청년들은 당장 눈앞에 직면한 문제로 늘 불안합니다. 아르바이트로, 취업준비로 본당에 나가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우리는, 교회는 곁에서 함께 공감하고 지지하기 위해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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