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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17년 제50회 군인 주일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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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제50회 군인 주일을 맞이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전․후방 각지에서 조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국군 장병들, 군 간부 및 지휘관들, 군종 사제들, 군종 사목에 종사하는 수녀님들, 군종 교구민들 그리고 이들의 사목을 위해 기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여러분께 감사와 사랑의 인사를 드립니다.
 
군종교구는 올해 군인 주일 50주년을 맞이하여 “군(軍) 복음화, 새 열정으로”라는 사목 표어 아래, 군 선교를 시작했었던 때를 되돌아보면서, 군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열정을 갖고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사목교서에서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루카 24,47)는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예수님께서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시면서 우리에게 복음 전파라는 지상 명령을 내리시어 온 세상에 나아가 회개의 복음을 전파하게 하셨음을 상기시켰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신자 병사, 군 간부와 군 지휘관들은 자신의 동료 가운데 적어도 1명은 예비자 교리반으로 인도하는 노력을 해 줄 것을 강조했고, 기존 신자들에게는 재교육과 지속적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저는 특히 군에서 세례를 받아 아직 교리지식이 부족한 병사들을 위해 군의 각 본당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가르침을 중심으로 ‘죄와 회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 ‘일곱 성사’, ‘성모님에 대한 공경심’, ‘교회에 대한 신앙’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5분 교리를 만들어 미사 후에 실시하고, 할 수 있으면 본당 단독으로 혹은 주변 군 본당과 합동으로 사순시기와 대림시기 피정을 실시하며, 이 두 전례 시기의 피정만이 아니라 별도의 피정 계획도 갖고, 성경 공부와 성경 읽고 쓰기를 성실히 실천하도록 권고했습니다. 한편, 저희 교구는 훈련 받는 군인들의 사정에 맞게 짧으면서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삼위일체 하느님께 대한 신앙’에 중심을 두는 특화된 교리서 편찬을 추진 중인데, 금년 말까지 완성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군인 주일 50주년을 맞이하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군선교의 역사는 군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대구와 부산, 마산 등으로 후송된 전상자들을 돌보는데 의료진과 간호진의 절대적인 부족으로 메리놀회 수녀들을 비롯한 수녀들의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었습니다. 또한, 거제도와 부산, 울산 등의 포로수용소에서 메리놀회 선교사 길 패트릭 신부와 임종국 신부, 베네딕도 수도자들의 선교와 활동으로 일찌감치 군의 역사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미 군종교구장과 캐롤 안 몬시뇰의 도움으로 군종제도가 1951년 2월 7일에 창설되면서, 본격적인 군 복음화의 서막을 시작하여 신부들이 군 소속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군사목을 돕기 위하여 대구대교구와 부산교구에서 3,246만 원의 후원회비를 마련하여 군종신부들을 지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군종제도가 생겨나고 군종신부들이 활동하면서 1958년 서울대교구 박희봉 신부를 군종신부단장에 임명함으로써 군종신부단의 토대를 만들고, 1961년 주교회의로부터 정식으로 인준된 가톨릭 군종신부단이 탄생되었습니다. 6·25전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군사목이 시작되었으며 가장 어려운 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교회의 가르침을 전한 것이 군사목이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대부분 한 번은 거쳐 가야 하는 곳이 군대이므로, 한국천주교회의 어떤 교구도 군의 복무기간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한국천주교회 주교회의가, 각 교구마다 성직자들의 부족으로 인해 교구 내의 사목도 감당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톨릭 군종신부단을 정식으로 인준해 준 것은 한국천주교회가 군사목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주교회의는 1959년도 정기총회에서 연중 1월의 첫째 주일을 ‘군목사업주일’로 제정하고 이날 전국 본당에서 군종신부 강론, 군종활동 지원을 위한 특별모금을 결정하였습니다. 그런데 군목사업주일은 1960년과 1961년 두 차례 시행되다가 이후에는 시행되지 못하였습니다.
 
1953년 휴전 협정으로 6·25 전쟁이 중단되자, 안달원 신부를 마지막으로 신부들이 소속 교구로 돌아가고 군사목이 공백 상태에 빠져 있다가, 5·16 군사혁명 이후 다시 신부들이 활동하며 군사목을 실시하였으나, 하나부터 열까지 거의 지원을 구걸하며 살아가는 형편을 면할 수 없었습니다. 군종신부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던 때였기에, 대책이 수립되지 않으면 군 사목을 지속 할 수가 없었으므로 교회의 제도적인 협조가 필요했습니다.
 
군종신부단의 존폐론이 대두되던 1967년 초 군종신부단은 당시 군종신부단 총재 주교인 노기남 대주교께 ‘군인 주일’의 제정을 호소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1967년 5월 27일 주교회의는 ‘군인 주일’을 재정하고 ‘국군의 날’ 다음 주일을 군인 주일로 정하여 모금과 행사를 하도록 의결하였습니다. 그리하여 1968년 9월 29일 42명의 군종신부들이 군인 주일을 맞아 전국의 성당들에서 강론을 하면서 군인 주일이 시작되었습니다.
 
군종신부단 총재 지학순 주교님은 그해 “가톨릭 시보” 9월 22일자를 통해 군종 신부들에 대한 적극적인 후원을 다음과 같이 호소하였습니다.
 
“바티칸 공의회는 우리가 개인적으로 구원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구원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군종신부가 한 사단에서 잘만 활동 할 수 있게 된다면 적어도 1만 3천명의 장병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니 그 효과는 막대합니다. 이 1만 3천명은 전부가 다 현재 가장이거나 곧 가장이 될 사람들이니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있거나 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군종신부들은 이 사람들을 몇 백 명씩 집단으로 교육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질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군종신부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군종신부들이 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더 잘함으로써 군대 안에 사랑과 선의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가톨릭 시보 1968. 9. 22.)
 
군인이란, 우리의 아들이고 형이고 동생이며 친척이요 친구로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형제들입니다. 엄격한 규율 속에서 사는 존재이지만, 부모, 형제, 벗 그리고 교회 목자들의 따뜻한 손길을 항상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는 형제들입니다. 군종신부는, 이들과 함께 군 생활을 하면서, 종교를 초월하여, 모든 장병과 군 간부 및 지휘관들의 정신적인 지도자요 벗이고 가장 적절한 위로자이자 상담자가 되어주며, 영신적인 목자로서 비신자들에게 자신의 아름다운 삶의 표양과 하느님 말씀 선포와 기도로써 구원의 복음을 전하면서 또 한편 신자 군인들과 그 가족들을 정성을 다해 영신적으로 돌보아 줍니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11) 라는 주님의 말씀을 또 하나의 양들인 군인들을 위해서 군인들 가운데서 살아가는 군의 목자들입니다. 이래서 군인 주일은 무엇보다 바로 군의 목자들인 군종신부들을 도와 군의 복음화를 촉진하기 위해 제정된 것입니다.

군인 주일 50주년을 맞아, 이 시간에도 묵묵히 주어진 소명에 최선을 다하는 전후방 각지의 장병들과 군 지휘관들, 그리고 군종신부들과 군사목에 임하는 수녀님들 그리고 평신도 선교사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시길 다시금 겸손히 요청 드리면서, 여러분이 보여주신 그동안의 기도와 격려와 모든 도움에 대에 깊이 감사드리고,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 넘치기를 기도드립니다.
  
 
2017년 10월 1일
천주교 군종교구장 유 수 일(F.하비에르)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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