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72호 2016.0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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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조영만 신부 |
돌아갈 수 있을까?
조영만 신부 / 메리놀병원 행정부원장 bapcho@hanmail.net
20여 년 전, 파독 광부 간호사들이 모국어를 쓰는 사제를 요청했을 때, 독일 정부는 한국인 신부를 초청하여 그의 생활을 책임졌고, 이주노동자 공동체에는 성당과 교육관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한 배려가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사회구성원 가운데 가장 약한 사람들이 어떤 대접을 받는가! 이것이 그 사회의‘격(格)’을 결정하고, 이는 현재의 모든 상황과 조직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하는‘수준’의 원칙입니다.
가진 것이 많고 지킬 것이 많은 사람들이 누려야 하는 사회적 권리 또한 마땅합니다. 하지만 더 우선되어야 할 것은 상대적 약자, 무능력자, 소수자, 지금 뺏기고 추방당하고 무시되고 있는 자들에게 지켜져야 하는 최소한의 수준입니다.
돌아가게 해달라는, 작지만 소박한 삶을 지켜달라는 그들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는 것입니다. 본래의 일상으로 다시금 자유롭게 일하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가정과 신념을 일구고 지켜왔던 자기 결정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편을 들어주지는 못하더라도, 경제·질서·안보·발전·성장·자본 논리를 내세워 모욕하지 않는 것입니다.
처절하게 굶고 나서야 비로소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합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회복 불가한 상태로 그 일상이 곤두박질쳐야만 우리는 돌아갈 생각을 할까? 아니 할 수 있을까? 사순입니다. 회개. 돌아감의 시간입니다. 거지꼴의 아들을 품에 안는 렘브란트의 그림 한 장이‘툭’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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